시진핑, 해외순방 중 홍콩 사태에 대한 강경발언, “美는 개입 말라”
마코 루비오 美 상원의원 “여야 만장일치로 ‘홍콩인권법’ 가결 위한 절차 돌입”
마크 쇼트 미국 부통령 비서실장, “홍콩 문제가 미.중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논의되고 있어”...사태의 진행 상황 예의주시 필요

미국 상원에서 ‘홍콩인권법’이 가까운 시일 내 가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에 대해서는 경고를 보낸 데 이어 홍콩에 대해서는 ‘강력한 개입’을 언급했다.(그래픽=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사태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직접 개입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 미국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5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일보>에 따르면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홍콩에서 계속해 과격 폭력범죄 행위가 발여져 법치와 사회 질서를 짓밟고 있다”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이어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의 상하이 회동에서 “(캐리 장관을) 매우 신임하고 있다”며 “시위대 제압이 ‘중요한’ 임무”라고 한 데 이어 이번에는 “혼란을 제압하는 것이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발언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홍콩에 대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개입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는 또 미국에 대해 “일방주의와 다른 국가의 내정에 대한 간섭을 반대하며 각국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은 그동안 “내정간섭” 정도의 언급을 하며 수위조절을 해 왔으나 이번에는 시 주석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같은 시 주석의 반응은 ‘홍콩의 인권 존중과 민주주의 확립을 지원하는 법안’(이하 ‘홍콩인권법’)이 가까운 시일 내 미국 상원에서 가결될 것으로 전망된 데 대한 초조함의 발로로 해석된다. ‘홍콩인권법’은 홍콩에 대해 ‘고도의 자치권’를 인정한 1국가2체제 원칙이 중국 정부 당국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지 않은지를 검증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홍콩인권법’이 통과될 경우 미국은 홍콩 억압에 연관된 중국 당국자들에 대한 제재를 발동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미국 상원은 시 주석의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홍콩인권법’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공화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는 상원에서 ‘홍콩인권법’을 가결시키기 위한 절차를 만장일치로 개시했다”고 14일(미국 현지시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밝혔다. 루비오 의원의 메시지는 시 주석의 경고 메시지 이후에 나왔다. ‘홍콩인권법’은 미국 하원에서 지난 10월15일 만장일치로 가결됨에 따라 상원에서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며 ‘홍콩인권법’은 오는 18일(미국 현지시간) 가결될 전망이다. ‘인권’ 앞에서만큼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홍콩 사태에 중국 인민해방군을 앞세워 ‘직접 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지난 11일 사설을 통해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국가의 무장경찰부대와 홍콩 주류(駐留) 부대가 필요한 때에 (홍콩)기본법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홍콩 경찰 여러분을 직접 증원(增援)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 안보 검토위원회(UCESRC)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홍콩 시위 제압을 위해 군대를 배치할 경우에는 홍콩의 경제적 특별지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놓았다. 마크 쇼트 미국 부통령 비서실장의 지난 12일 미국 폭스뉴스(Fox News) 인터뷰에서 “홍콩의 현재 상황이 미.중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홍콩 행정당국이 계엄령을 선포하거나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사태에 직접 개입될 경우 현재 진행중인 미.중 무역협상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캐리 람 장관은 지난 13일 밤 장관 주재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홍콩 사태를 어떻게 다룰지를 논의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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