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암기과목으로 인식...교사의 말이나 수업자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역사, 학습자에 평가돼야...교육자들은 자신 주관 배제하고 사실에 대해 학습자에 전달해주는 역할 맡아야

강사빈 군(한국역사진흥원 원장)
강사빈 군

한국사 시간이 다가오면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자료들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들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준비되어 있는 자료들도 수업에 이용되는 것이다. 이런 자료들을 함께 학습하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준비된 자료들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함께 수업을 듣는 한 친구는 “일단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수업을 듣는 거니까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자료들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거나 평소 많이 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라면 교사가 하는 말이나 교사가 준비한 자료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한국사’ 교과는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학생들에게 ‘암기과목’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경우에는 더욱이 교사의 말이나 자료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균형감을 가지고 주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 

역사는 학습자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자들은 자신의 주관을 배제한 상태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학습자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수업들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본인의 가치관이나 역사관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인 청소년들에게 교육자의 주관이 개입된 자료들을 중심으로 수업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던 ‘인헌고 사태’를 보면 그런 실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교과서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여러 보조 자료들을 통해 학습을 돕는 것은 필요하나, ‘역사’ 교과에서 그런 방식의 수업을 진행할 때에는 학생들의 주체적, 역사적 사고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강사빈(인천 포스코 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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