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 검찰 비공개 출석한 조국, 진술거부권 행사로 일관...8시간만에 조사 끝내고 귀가
'피의자 신분' 검찰 비공개 출석한 조국, 진술거부권 행사로 일관...8시간만에 조사 끝내고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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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에서 물러난 지 한 달, '조국 일가 범죄' 수사 79일만에 검찰소환
14일 오전 9시35분 서울중앙지검 비공개 출석-오후 5시35분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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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국 소환 대비해 100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지 마련해
검찰, 정경심이 WFM 주식 시세보다 2억4천만원 싼 값에 사들인 건 조국한테 주는 뇌물이라 판단
검찰, 딸 조민이 받은 부산대 장학금도 역시 뇌물로 판단...장학금 준 노환중은 부산의료원장으로 승진
검찰, 서울대 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역시 조국의 영향력에 의한 것으로 판단
검찰, 정경심의 증거인멸 혐의에 조국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현재 수사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검찰이 14일 오전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지난 8월 27일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一家) 공모 범죄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지 79일 만에, 조 전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만에 '비리의 몸통'인 조 전 장관이 검찰에 출석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는 14일 오전 9시 35분쯤 조 전 장관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변호인 입회 하에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조사 초반부터 끝까지 검찰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는 8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오후 5시 35분에 종료됐다. 귀가에 나선 조 전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방금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전직 법무부장관으로서 이런 조사를 받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서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이 앞으로도 묵비권을 행사할 것임을 드러내면서 향후 검찰 조사의 성격도 달라질 전망이다. 조 전 장관의 소환은 최소화하고 구속영장실질심사 때 관련 혐의에 대한 방대한 물증을 한 번에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검찰은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를 구속기소하면서 법원에 낸 공소장에 조 전 장관 이름을 11차례 언급했지만 공범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수사 대상인 조 전 장관에게 검찰의 수사 전략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소환에 대비해 약 100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조 전 장관의 범죄 혐의 중 뇌물수수 혐의를 가장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씨는 지난 2018년 1월 중 ‘조국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2만주를 차명으로 6억원에 매입했다. 미공개 호재성 정보를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7)씨로부터 들은 직후로 당시 시세보다 2억4000만원 싼 값에 사들였다. 당시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다. 검찰은 조씨를 비롯한 WFM 측이 조 전 장관의 직위와 인맥, 영향력 등에 기대 회사 주식을 헐값에 넘기는 식으로 뇌물을 건넸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정씨가 지난해 1월 31일 WFM 주식을 매입한 날 조 전 장관은 청와대 인근 효자동 ATM기에서 5000만원을 정씨에게 이체했다. 정씨의 차명 주식 투자를 인지하고 있었다면 주식 투자가 금지되는 공직자윤리법과 주식백지신탁의무를 위반한 셈이다. 이와 관련 조 전 장관은 최근 정씨의 변호를 맡는 LKB앤파트너스 변호인단과 만난 자리에서 정씨에게 이체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성 주식거래를 할 줄은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정씨가 동생 정광보 보나미시스템 상무와 헤어숍 디자자이너, 페이스북 지인 등 3명의 차명 6개 계좌로 주식매매, 선물, ETF 거래 등 금융거래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여부도 검찰의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자녀입시 비리와 관련해서도 조 전 장관 딸 조민(28)씨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 1200만원도 조 전 장관을 암시하고 부여된 뇌물인지도 수사하고 있다. 조민씨는 부산대 의전원에서 2015년 1학기엔 3과목을 낙제하고, 지난해 4학년 2학기에도 1과목을 낙제해 두 차례 유급됐지만 장학금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조씨의 지도 교수로 조민씨에게 장학금을 허가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은 “학업에 대한 격려를 목적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마련한 장학금으로서 2014년부터 기부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은 노 원장이 올해 6월 부산의료원장으로 임명된 과정에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현재 조사 중에 있다. 노 원장에게 부산의료원장이라는 직위를 안기는 대신 조민씨에게 장학금을 받는 형식으로 모종의 거래가 오간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자신의 딸 조씨와 아들 조원(23)씨가 각각 2009년과 2013년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경력 증명서를 발급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그들은 ‘예정 증명서’라는 명목으로 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받았는데 이 같은 예정 증명서 작성을 도운 서울대 관계자는 한인섭 당시 인권법센터 소장의 지시로 이례적으로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 소장은 조 전 장관, 안경환 교수와 함께 서울대 좌파교수 3인방으로 불린다. 조 전 장관의 개입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조 전 장관은 정씨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경록 프라이빗뱅커(PB)가 정씨의 지시를 받고 자택 PC 하드디스크 교체를 한 뒤 조 전 장관은 김씨와 십여분간 자택에서 조우하며 “수고했다”는 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에 의한 이 진술은 자택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얼마간 진위가 입증된 상태다. 또한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동생 조권(52·구속)의 웅동학원 허위 소송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조권씨가 웅동학원과 채무 소송을 벌이면서 원고와 피고를 담당한 뒤 고의로 패소함으로써 웅동학원의 50억원대 채권을 가지게 됐는데 조 전 장관은 당시 웅동학원의 이사진으로 재직하면서도 이 같은 편법을 묵인해 동생에게 수익을 안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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