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수뇌부급까지 "韓日지소미아 종료 안된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직접압박 나서
美軍 수뇌부급까지 "韓日지소미아 종료 안된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직접압박 나서
  • 박순종 한기호 기자
    프로필사진

    박순종 한기호 기자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최초승인 2019.11.13 15:32:34
  • 최종수정 2019.11.14 10:2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밀리 美합참의장, 13일 한국방문 전 訪日일정서 "지소미아 연장이 이득, 韓에 대한 메시지" 공개촉구
전날(12일) 에이브럼스 주한美사령관 "韓美日 삼각공조 삐걱대면 北-中-러 득된다...지소미아 안전의 열쇠"
각각 "미국인들은 日-韓 미군주둔에 의문" "韓 더 낼 능력 있다" 방위비 '48억달러' 대폭인상 압박도
앞서 9월 美하원 '한미일 동맹 결의안' 통과, 10월 美미사일방어청장 등 軍관계자들 지소미아 연장 촉구
이례적 美국무부 방위비협상수석대표-동아태차관보-경제차관 동시 방한, 美국방차관보 메시지도 이어져
(왼쪽부터)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사진=연합뉴스) 

오는 23일 0시부로 종료될 위기에 놓인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와 관련, 일본의 대(對)한국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 배제 조치를 이유로 지소미아의 연장을 거부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미국이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는 모양새다. 지소미아 종료까지 10일을 남겨둔 가운데 미군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잇따라 한국에 지소미아 연장을 공개 촉구해 주목받는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13일 한국방문에 앞서, 일본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일 지소미아에 대해 "종료하지 말라. 계속해서 연장하는 것이 당신들의 이익이 된다"며 "이것이 한국에 대한 (나의) 메시지"라고 공개 촉구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또 "지소미아 종료로 이익을 얻는 것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뿐"이라며 "한일 사이가 벌어지는 것은 북중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 지소미아 문제는 한일 사이에 쐐기를 박기 위해 북중이 이용하는 것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앞서 지난 11일(미 현지시간) 일본으로 향하는 군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한미일 삼각공조가 삐걱대고 있는 것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득이 된다"면서 "한미일 3국 간의 강한 결속을 안팎에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일간) 협정은 역내 안보와 안전의 열쇠"라고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오는 14일 서울에서 열릴 제44차 한미군사위원회(MCM)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취임 이래 처음으로 방한했다. 첫 일정은 우리 군 박한기 합참의장이 주관한 만찬 참석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밀리 합참의장이 방한 일정에 앞서 지소미아 연장을 반복적·공개적으로 강력히 요구한 것 외에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2일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주변국에 우리가 약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언급된 '주변국'은 북한·중국·러시아, '우리'는 한국·미국·일본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해서도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최근 '한국 정부는 더 낼 능력이 있고, 더 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나는) 이에 동의한다"고 해, 지소미아 연장과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동시에 압박했다.

앞서 밀리 합참의장이 기내 간담회 당시 "미국인들은 일본과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보며 왜 그들이 거기에 필요하고, 얼마가 들어가며, 왜 매우 돈 많은 부자 나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것이 보통의 전형적인 미국인들이 묻는 질문"이라며 "우리는 미군이 어떻게 동북아의 힘을 안정화시키고 무력충돌을 방지하는지를 적절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궤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국에 요구하는 대로 방위비를 약 5배(48억달러·5조5666억원 수준)로 증액해야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자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는 해석마저 나온다.

뒤이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오는 14일 오후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브라이언 펜톤 국방부 장관 선임군사보좌관,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부차관보 등과 함께 15일 열리는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방문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은 서울 도착 후 국방부, 한미동맹재단, 주한미군전우회 등이 공동 주관하는 '한미동맹의 밤' 행사 참석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SCM은 MCM 결과 보고를 토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MCM에서 밀리 합참의장이 박한기 합참의장과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군사현안을 논의하는 것 외에도 한일 지소미아 연장 및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필요성을 직접 제기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밀리 합참의장 방한 일정 중에는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담도 예정돼 있다.

(왼쪽부터) 미국 측 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수석대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사진=연합뉴스, 미 국무부 공식 홈페이지)

미국은 지난 8월 문재인 정권이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 심사 우대 대상국 목록(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데 반발해 지소미아 파기 방침을 발표한 이래, 파기 결정을 재고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미 측 외교라인 고위 관계자들이 먼저 물밑 작업을 통해 청와대에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해왔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미군 수뇌부급 인사들까지 압박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월 미국 하원의원들은 한미일 삼각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한미일 동맹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10월부터는 미국 미사일방어청 청장 등 미국 정부와 군 관계자들이 전면에 나와 한일 지소미아의 연장을 한국 측에 공개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5일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협상 및 경제·외교 관련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 3명이 한국을 거의 동시에 방문해 문재인 정부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가장 먼저 기습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키이스 크라크 경제차관이 뒤를 따랐다. 이들은 6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그리고 정석환 국방정책실장과 차례로 면담을 가졌다. 한미 방위비 협상 관련 내용과 지소미아 연장이 당일 면담의 주요 화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차관보가 6일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일 간 긴장은 중국과 북한에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미국을 경유한 한일 간 정보 교류는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지소미아의 연장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선 일본 측이 먼저 수출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며 벽을 쳤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지소미아 종료 예정 관련 질문에 "지금으로선 저희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지금 현안 대로라면 (파기)결정대로 갈 것"이라고 답했다. 강경화 장관은 "일본이 7월 초에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기 전의 상태로 돌릴 수 있다면 정부도 충분히 검토할 만한 안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북중이 가장 득을 본다'는 지적에 강 장관은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지소미아 종료로 얻는 국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못하고 "한일 간의 갈등 상황에서 나온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면서, "기본 전제가 돼야 할 일본 측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가 아직은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 입장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도 지난 11일 최현수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지소미아 파기 철회 검토여부에 대해 "아직까지는 확인된 바 없다"며 "현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최현수 대변인은 "일본이 부당한 보복조치를 철회하고 양국 간 우호 관계가 회복될 경우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조치가 재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외교부와 같은 입장을 내면서 "지금 입장에서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주무부처의 외교안보노선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0일 "일본이 안보협력상 신뢰를 상실했다며 (한국에 대해) 수출통제조치를 시행했다고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할 수 없었다는 입장은 국민들도 다 이해해 주실 것"이라며 "한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지소미아 연장을 다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또 "지소미아는 한-일이 풀어야 할 문제로 한미동맹과 전혀 관계 없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이내 미측의 지소미아 연장-방위비 인상 '투 트랙' 압력이 한층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순종 한기호 기자 francis@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