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김병준 향해 강북 험지 출마 '촉구'..."내 역할은 없다"
"나는 총선 아닌 2022년 대선 승리 하는데 역할 하기 위해 출마...더 이상 내 거취 두고 왈가왈부하지 마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황교안 현(現) 한국당 대표를 향해 "강북 험지로 나가 자유한국당 바람을 일으켜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다만 일각에서 자신에 대한 험지 출마론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더 이상 내 거취를 두고 당에서 왈가왈부하지 마라"며 "언제나 내가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험지 출마론을 일축하며 향후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감이 강한 영남 지역 등 '꽃길'만 걷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됐다.

홍준표 전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유한국당 21대 총선은 황교안 당 대표가 책임지고 하는 것이지 내년 총선에서 내 역할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나는 15대 총선 때 16년 동안 우리당이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당시로서는 험지였던 송파갑 지역에 출마한 이래 강북 험지인 동대문에서 내리 3선을 하였다"고 했다.

또 "그후 민주당에 빼앗겼던 경남지사를 2012년 12월 보궐선거 때 압도적 표차로 되찾아 왔고, 4% 밖에 안 되던 당의 지지율로 궤멸 직전까지 갔던 우리당을 지낸 탄핵대선 때 24.1%까지 올려 놓아 살렸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나는 지난 24년 동안 입당 이후 대여 저격수 활동, 험지에서 정치활동을 하면서 이 당에 무한 헌신을 해왔다"면서 "반면 황 대표는 이 당에 들어온지 1년도 안 되어 이 당에 공헌한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는 부디 당을 잘 지휘해서 압승을 할 수 있도록 강북 험지로 나가 자유한국당 바람을 일으켜 주기 바란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마찬가지다"라며 "그는 임명직으로 이 당을 일시 관리해온 사람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강북 험지로 나가 당이 총선에 바람을 일으키는데 일조를 하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나는 21대 총선을 보고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2022년 대선 승리를 하는데 역할을 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고 출마 지역도 그것을 기준으로 내가 판단한다"며 "더 이상 내 거취를 두고 당에서 왈가왈부하지 마라. 언제나 내가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왔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그러나 더 이상 특정 세력의 이용물은 되지 않는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만 마지막 정치를 할 것이다"라고 했다.

홍 전 대표의 황교안 대표 등을 향한 험지 출마 요구를 두고 자유 우파 진영 일각에선 대선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너무 '속 좁은'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당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홍 전 대표 스스로 강북 험지 출마를 선언해도 모자랄 판에 자신은 '쏙' 빠진 채 '과거 희생' 운운하며 '남 탓'만 한다는 것이다.

한편 홍 전 대표는 이날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창원 성산 출마설을 제기하자, '여영국의 헛소문'이라고 즉각 일축했다. 그러나 여 의원은 "당당하면 주민등록지를 공개하라"고 반박해 향후 논란이 지속될 것을 예고했다. 창원 성산은 여영국 의원의 지역구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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