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국 딸, 실험실 둘러보고 1저자 등재”...“수초접시 물 갈아주고 3저자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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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11.13 15:04:01
  • 최종수정 2019.11.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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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스펙 챙겨준 보답으로 장영표 교수 아들에게 남편 활동한 인권법센터 허위 증명서 발급
호텔 실습 수료증도 날조...호텔 직원에게 대표 명의 건네받아 워드프로그램으로 편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경심, 조민./연합뉴스와 SNS 등

검찰이 지난 11일 구속기소된 정경심(57)씨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중 정씨가 조국(54) 전 법무 장관의 직위와 인맥을 이용해 딸 조민(28)씨를 논문 저자로 등재시킨 점을 가장 중대한 범죄라 판단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검찰은 정씨의 구속기소 공소장에 정씨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에게 조씨가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도록 청탁했다고 적시했다. 정씨와 장 교수 자녀는 한영외국어고등학교 국제반 동기로서 두 사람은 학부모 모임에서 개인적 친분을 갖게 됐는데 검찰은 이 같은 관계가 정씨의 자녀 스펙 청탁의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7년 당시 고교 1년생에 불과한 조씨는 정씨와 장 교수의 합의에 따라 ‘출산 전후 태아의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eNOS(혈관내피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양성’을 주제로 연구하던 단국대 연구실에서 2주간 실험실 견학과 효소중합 반응검사(PCR) 체험 등을 경험했다. 의학적인 실험 경험이나 의학 관련 지식이 전무했으므로 간단히 둘러보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듬해 6월 이 연구논문 제1저자에 조씨가 등재됐으며 2009년 8월에는 대한병리학회 학회지에 실리기도 한다. 이 시기에 정씨는 장 교수에게 ‘체험활동 확인서’ 발급을 부탁했고 장 교수는 조씨의 대학 입학을 위해 그녀가 수강하지도 않은 강의들을 이수했다는 내용과 조씨가 손도 못 댄 PCR 검사에 숙련이 가능하며 연구원 일원으로 참여했다는 허위 사실을 써줬다. 이 확인서는 학교에 제출됐으며 조씨의 생활기록부에는 이러한 허위 경력이 그대로 기록됐다. 정씨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장 교수 아들에게 조 전 장관이 활동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 허위 증명서를 발급해줬다.

검찰은 조씨가 한영외고 3학년에 논문초록(抄錄) 3저자로 등재된 것도 역시 허위 스펙으로 간주했다. 조씨는 당해 7월 여름 공주대학교 생명공학연구실에서 3주간 인턴을 하고 홍조식문 유전자 분석 논문을 국제조류학회(IPS) 발표초록 3저자로 등재됐다. 그러나 조씨는 실제 연구활동은 하지 않고 2008년 7월부터 10개월간 선인장 등 식물을 키우면서 생육일기를 쓴 것에 불과했다. 이후 5~7월 한 달에 두어 번 공주대 연구소에 들러 수초 접시에 물 갈아주는 일을 했다. 조씨의 인턴면접을 봤던 김광훈 공주대 생명공학과 김광훈 교수는 정씨와 서울대 81학번 동기이자 천문학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한 사이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조씨가 2007년 6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참가했다던 부산 A호텔의 ‘인턴 경력’도 날조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가 대학 진학을 앞두고 호텔 경영 학과 지원에 관심을 보이자 정씨가 허위로 경력을 만든 것이다. 정씨는 호텔 관계자를 통해 대표 날인을 넘겨받고 워드프로그램을 이용해 허위 실습 수료증과 인턴 확인서 양식을 만든 뒤 조작된 대표 명의를 붙였다. 이 수법은 정씨가 조씨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등을 조작할 때와 동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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