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지난 8일 강원 지역구 의원 4명과 만찬회동...金, "통합 성과 내달라"는 다수에 이견 표명
金 "광장에 나가서 문재인 정권 퇴진을 외쳐 온 그 많은 시민들이 화가 나서 등을 돌릴 수도 있다"
黃 "잘 들었다. 참고하겠다" 언급...金, 10일 산악회서 "사회주의 정권과 전쟁해야하는데, 劉 못들어온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최근 황교안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계와 통합하면 당에 혼란만 가중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황교안 대표의 지난 6일 자유우파 대통합 제안 전후로 옛 친박(親박근혜)계 인사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논쟁을 뒤로 하고 유승민계 등과의 통합 필요성을 인정해왔지만, 김진태 의원은 이틀 만에 '유승민 불가론'을 피력한 것이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8일 강원도를 지역구로 둔 한국당 의원 중 4명과 만찬 회동을 하던 자리에서 우파통합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통합의) 성과를 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를 듣고 있던 김진태 의원은 "보수통합이라고들 하시는데 유승민 (변화와혁신을위한비상행동) 대표는 보수가 아니다. 그를 받는 건 통합이 아니고 오히려 분열이 될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 보수통합을 얘기하는 국민도 많지만 한국당의 개혁이나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며 "유 대표를 받아 공천까지 주게 되면 그동안 당을 지킨 누구를 자를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당이 공천 과정에서 대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광장에 나가서 문재인 정권 퇴진을 외쳐 온 그 많은 시민들이 화가 나서 등을 돌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김 의원에게 "잘 들었다. 참고하겠다"고 짧게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타운, 미디어펜 등 인터넷매체에 따르면 김 의원은 10일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 춘천에서 열린 '자유산악회' 2차 정기 산행 행사 당시 산악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엊그제 황 대표 만나 직접 말했다.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다 오케이, 끌어모으면 어떻게 선거치르냐고 말했다"고 이틀 전 회동 상황을 전했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은 사회주의 정권과의 처절한 전쟁을 해야 하는데 유승민을 데려오자고 한다"며 "유승민은 못 들어온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지금의 통합) 방향이 잘못됐다. '너도 오케이, 나도 오케이' 이게 아니라 '너도 안 되고, 나도 안 된다' 이렇게 해야 한다"며 "저도 예외가 아니다"고 밝혀뒀다.

김 의원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자체를 반대하느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유승민 개인을 그렇게 꽃가마 태워 받는 건 반대한다"고 했고, 탄핵 논쟁에 대해서도 "그건 묻어둘 수가 없는 거다. 조만간 (당이)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옛 친박 그룹 중에선 재선의 김태흠 의원이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함몰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탄핵 논쟁을 멈추고 우파통합을 이루자고 제안했고, '신박(新친박)에서 친황(親黃)으로' 보폭을 넓혀온 5선의 원유철 의원은 황 대표의 제안 이후 통합추진단장에 내정됐으며, 유 의원에 비판적인 3선의 김재원 의원도 11일 불교방송 인터뷰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거론해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통합 추진 중 탄핵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통합론 자체에 대한 공감대는 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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