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단체총연합,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서 기자회견 개최
“북한의 강압에 굴복해 귀순 탈북자를 김정은에게 제물로 바친 문재인 정권은 당장 석고대죄하라”
“탈북청년들의 강제추방의 진실을 밝혀라”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은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문재인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양연희).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은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문재인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양연희).

탈북민 인권 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인권단체총연합(총연합)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 북한청년 2명을 판문점을 통해 강제북송한 문재인 정권을 강도 높게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탈북 인권단체 대표들은 “문재인 정권이 목숨걸고 대한민국에 넘어온 탈북청년 2명을 단 5일 만에 ‘흉악범’ 낙인을 찍어 포승줄에 묶고 눈을 가린 채 입에 재갈을 물려 김정은에게 제물로 바쳤다”며 “사상 유례 없는 반인도적, 반인권적, 반헌법적 처사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탈북민들이 언제든지 북한으로 끌려 갈 수 있는 선례가 만들어진 것에 공포와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등 관계자들에 사과 및 재발방지와 강제북송된 탈북청년들에 대한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김흥광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는 “지난 7일 문재인 정권에 의해 탈북청년 두 명이 흉악범 낙인이 찍혀 북한으로 추방됐다. 이는 대한민국 탈북 25년 역사상 약 3만 5천명의 북한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을 찾아온 이래 처음 있는, 전대미문의 강제추방사건이며 정부에 의한 반인도적, 반헌법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탈북민들은 이제 문재인 정권이 우리 목숨도 김정은에게 아무 때나 바칠 수 있다는 것과 향후 남한으로 올 고향의 형제들에게 김정은이 ‘살인자’라는 누명만 씌우면 언제든지 북한으로 끌려 갈 수 있는 선례가 만들어진 것에 공포와 분노를 느낀다”며 “우리 탈북민들은 문재인 청와대과 정부에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 받아 낼 것이며 북한의 독재체제의 끝을 볼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은 탈북청년을 강제북송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파괴했다”며 “대한민국 헌법3조는 북한주민도 우리나라 국민으로 간주하며,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청년들은 마땅히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았어야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유일한 증거인 선박도 서둘러 소독을 해 북한으로 돌려보냈다”고 지적했다. 허 위원장은 “김정은의 하수인 문재인 정권은 유엔고문방지협약이 고문 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의 송환을 금지하는데도 이들을 강제로 북송했다”며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은 북한 김정은과 야합한 살인정권”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양연희)
(사진=양연희)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현재 폐암말기의 환자인 나는 20년 전 포승줄에 묶여 강제북송을 당했을 때를 아직 기억하고 있다”며 “나는 공포의 순간 인간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경험한 바 있으며 그래서 목숨을 구하기 위해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려 또다시 탈북을 감행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자행한 강제북송은 헌법에 위배되는 동시에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처사”라며 “국제 형사재판소에 청와대 안보실장,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 등 책임자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인권법이 휴지조각이 됐고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켜야 할 북한인권재단은 아직 구성되지 못 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북한주민이 아닌 북한정권의 편에 서서 김정은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국정원은 북한 보위부의 말을 듣고 탈북 청년들에게 ‘살인자’ 프레임을 씌워 추방했다”며 “그 작은 배에서 3명이 16명을 때려죽인 것이 말이 되는가. 만일 그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무고한 청년들만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권변호사를 자처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한테 잘 보이려고 북한주민들을 강제북송할 것인가”라며 “이번 사건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가치와 대한민국의 정통성, 그리고 보편적인 자유와 인권을 완전히 박살내는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탈북 대학생 주일룡 씨는 “오늘 우리 탈북민들은 국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문재인 정권은 적국 김정은의 수장의 비위를 맞추느라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해 ‘살인자’라는 북한당국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탈북청년 2명을 사지로 몰아넣었다”고 규탄했다. 주 씨는 “우리 탈북민들은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신변위협을 당하고 있다. 나도 강제북송을 시켜라. 나도 북한정권한테는 민족의 반역자다. 여기 있는 탈북민, 아니 대한민국에 있는 3만 5천명도 당장 강제북송 시켜라”며 울먹였다.

또한 총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 북한으로 추방된 탈북청년들의 범죄 기록과 증거를 공개하는 등 관련 사실에 대한 진실을 밝힐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총연합은 이날 청와대와 정부에 보낸 공개 질문장에서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고 해놓고는 왜 송환시 이들을 포박하고 눈을 가리고 입에 재갈까지 물렸는지 ▲북한에 살면서 16명을 한꺼번에 집단교살한 흉악범은 보거나 들은 적이 없는데 이들이 집단교살했다는 증거가 있는지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 목숨을 부지하려고 피 묻은 배를 몰고 다시 고향인 김책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은 북한의 물샐틈없는 해안경비체계에 대한 몰상식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되는데 강제추방당한 탈북청년들의 조사기록과 영상을 공개할 수 있는지 ▲15m 작은 배에 16명을 싣고 러시아 앞 바다까지 원해어업을 하러 갔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데 도대체 이들 청년들은 누구이며 왜 흉악범으로 둔갑했는지 ▲북한으로부터 이들을 돌려보내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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