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EBS다큐프라임 등 정부 기관 네이버 밴드 홍보글에 '섹시한 아가씨들' 들어와 ♡표정 남기고 사라져
밴드, 동호회-동창회 중심 콘텐츠로 사용자 다수가 '실명' 프로필...교육부 ♡표정 '아가씨' 들은 대부분 허위 계정
시민들 "여기도 여론조작하는 댓글부대들 있다" "정책 소개글 올리면 섹시한 아가씨들 들어와 ♡ 남기고 사라져"
교육부 "임의로 뭐 하거나 하는 부분 아니다...표정짓기 차단할 수 있는 것 없어"...펜앤드마이크 보도 이후 멤버공개로 전환해

11일 교육부 팬밴드에 올라와 있는 게시물(좌)과 해당 게시물에 표정을 남긴 허위계정 사용자들(우).

문재인 정부가 운영하는 SNS에 다수 가짜 계정이 들어와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 오후 교육부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 ‘교육부 팬밴드’에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교육부가 온라인 정책홍보 만족도 조사에 나선다며 참석자들에게 상품권 등을 증정한다는 내용이다. 글이 올라온 즉시 젊은 여성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내건 계정들이 일제히 하트 표정을 남겼다. 해당 게시물 외 다른 교육부 게시물에도 같은 사용자들이 하트 표정을 남긴 점이 확인됐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밴드’는 중년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동호회, 동창회 등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형성돼 있다. 부분적 폐쇄 커뮤니티인 과거 ‘인터넷 카페’가 스마트폰 대중화와 연결돼 실명 위주로 운영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대다수 밴드 사용자들은 실명과 함께 나이/지역 등을 함께 기재한다. 홍길동/37/서울 등이다. 

몇몇 시민들은 교육부가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교육부의 지난 8일 게시물에서는 댓글에까지 의혹을 거론하는 의견이 있다. 한 시민은 “(하트) 표정 다시는 분들 일반 분들 맞나요? 여기도 여론조작하는 댓글부대들이 있군요. 경악할 노릇입니다”라며 하트 표정을 남긴 사용자들을 문제삼았다. 이 사용자는 “표정짓기 눌러보면 프로필 사진이 이상한 여자들로 도배돼있다. 눌러보면 가입되지 않거나 탈퇴된 멤버라고 나온다”며 “그런데 교육부 밴드 모든 글마다 그런 사람들이 표정 짓기를 하니 이상하다”고도 지적했다.

전날(10일) 펜앤드마이크에 제보한 다른 시민도 “교육부가 교육정책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면 번개같이 섹시한 아가씨들이 들어와서 표정(♡)을 남기고 사라진다”며 “EBS 다큐프라임 네이버 밴드에서도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 측 혹은 문재인 정부 친화적인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친정부 홍보활동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해당 의혹에 교육부 관계자는 11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교육부가 올리는 글은 공개로 돼 있어 광고나 이런 걸 하시는 분들이 누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임의로 뭐 하거나 하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일부 시민들 지적대로) 저희가 광고를 한다거나 이런 부분은 전혀 없다. 제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차단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안 되고 있는 건지 확인해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트 표정 등) 표정짓기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 차단할 수 있는 게 없다. 해당 사용자들은 표정을 짓고 나서 탈퇴를 하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차단에 나서야하는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교육부는 12일 낮 펜앤드마이크 보도 이후 교육부 팬밴드 페이지를 전체공개에서 멤버공개로 전환했다. 가입 신청과 승인이 있어야만 게시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12일 올라온 게시물에도 다수 가짜계정 사용자들의 표정짓기가 여전히 확인되고도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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