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국가재정사정이 통계작성 후 최악인 상황서 "확장 재정 더 해도 된다"
한국당 "국민의 피와 땀인 세금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서야 이런 발언이 가능할까 싶은 충격적인 발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진: 연합뉴스 제공)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진: 연합뉴스 제공)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국가재정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곳간에 있는 그 작물들은 계속 쌓아두라고 있는 게 아니다. 계속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나라 곳간이 충분하지도 않을 뿐더러, 국민들이 낸 세금을 내년 총선을 겨냥해 현금성으로 살포할 계획을 짜고 있기 때문이다.

고민정 대변인은 1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최근 암담한 한국 경제와 관련해 "글로벌 경제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지금 잘 막아나가고 있다"며 "국제기구들도 대한민국 경제는 나름 탄탄하기 때문에 확장 재정을 해도 괜찮다. 더 해도 된다는 이야기까지 하는 마당"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자꾸만 곳간에 있는 것이 다 바닥나버리면 어떻게 할 거냐?'라고 하는 것은 곳간에 있는 그 작물들은 계속 쌓아두라고 있는 게 아니"라며 "계속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려울 때 쓰라고 하는 것이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재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통합재정수지는 -26조5000억원으로 199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적자 규모을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도 -57조원으로 당초 예상과 달리 14조7000억원이나 재정적자를 보고 있다. 나라 곳간이 이미 크게 거덜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임산부를 대상으로 90억원 가량의 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한다거나, 743억원 가량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2802억원 가량의 구직촉진수당 지급 등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예산안을 내놓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 대변인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가 나온지 약 2년 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어느 정도나 도달했다고 보시냐는 질문엔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하나하나 살펴봤는데 일단 병원비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답하면서도 '문재인 케어'로 인한 재정적자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고갈 시기가 불과 5년 뒤인 2024년으로 앞당겨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마당에 '지금 당장의 병원비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답한 것은 '나라 곳간'을 책임지고 운영해야할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라 곳간을 모두 털어 지금 당장 병원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과연 국가의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청와대의 대변인 입에서 나올 수 있느냐는 비판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고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 피와 땀인 세금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서야 이런 발언이 가능할까 싶은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국가 재정을 '곳간에 쌓인 작물'로 비유한 것도 통탄할 일이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나름 탄탄하기 때문에" 재정을 더 투입해도 된다고 한 발상 자체는 놀라움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예산정책처는 작년말 20조원이 넘었던 건강보험 적립금이 2023년말에는 7000억원, 2024년에는 0원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며 "뇌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병실료 등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게 한 일명 '문재인 케어'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자, '덮어놓고 현금 살포' 방식을 택한 문 정부의 사회주의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곳간은 텅텅 비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해왔다. 그래놓고 기어이 결국 '모두가 못사는 나라'로 만들고 있다"며 "혹세무민하지마라. 지금 국가는 국민을 케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국민의 미래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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