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로 말하자면 판서들이 할일을 내시, 승지들이 나와 발표한 격...언론들 문제제기 안해" 개탄
"장관들은 어디가고 대통령 비서가 '文정부 질책 또한 잘 안다'? 노영민이 윗사람이고 문재인이 비서인가?"
"국가 구성원리상 동격의 국무위원으로 장관들이 국정 책임진다...어디 대통령 비서들이 나오게 돼있느냐"
文정권 전반기에도 조국-장하성-임종석 줄줄이 '대통령 비서의 월권정치' 빈축 사..."그야말로 국정농단"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이 11월11일 오전 펜앤드마이크TV 생방송 '텐텐뉴스'를 진행하면서 이른바 '청와대 3실장'의 월권행위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사진=펜앤드마이크TV 영상 캡처)

문재인 정권 임기 후반기(後半期) 첫날을 맞은 10일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정의용 국가안보실장-김상조 정책실장이 지난 2년 반의 국정을 '자화자찬'하는 브리핑에 나선 데 대해, "헌법과 법률상 권한도 없는 '내시'들의 '국정농단'"이자 "대통령 독재국가라는 걸 그대로 증명했다"는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11일 오전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생방송 '텐텐뉴스'에서 이른바 '3실장'을 겨눠 "이들 세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들이다. 장관들은 어디 갔는가? 이 세사람은 지금 월권을 하고 있다"며 "언론 중에 지금 이 문제를 지적한 곳이 아무도 없다"고 개탄했다.

정규재 대표는 이어 "이들은 대통령에게 자문해주고 도와드리는 사람들이지 자기들이 나와서 자기 입으로 정책을 잘됐느니 못됐느니 얘기할 '군번'들이 아니다"며 "이자들은 아무것도 아닌 자들이다. 문재인의 그림자고 문재인의 비서들이다. 조선시대로 설명하자면 지금 판서들이 할 일을 내시들이 나와서 발표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이 개명천지에, 민주주의 삼권분립 국가에서 관료제가 완비돼있는 나라에서 내시들이 지금 나와서 떠들고 있다. 백번 잘 봐줘도 이 자들은 '내시'이거나 '승지'들에 불과하다"며 "대통령 심부름하는 자들이 지금 뭐하는지도 모르고, 상판을 드러내고 외교장관 국방장관 노동장관 경제부총리, 부총리마저 놔두고 그들이 할 일을 자기들이 나와서 떠드는 것"이라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그는 "헌법과 정부조직(법률·규정) 그 어디에 이 자들이 국정책임자라고 돼 있나. 이 자들은 국무위원도 아니다"며 "대통령 옆에서 모시는 자들이 나와서 (하는 행동은) 완전 행정각부 장관이다. 국무위원들은 어디갔느냐. 이 자들이 대한민국을 완전히 망조를 들게, 완전히 망쳐먹고 있다"고 규탄했다.

지난 11월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왼쪽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이 문재인 정권 임기 절반(2년 반) 동안의 국정을 자체 평가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정 대표는 "승지라 함은 왕명을 출납하는 비서들 아니냐. 비서들이 나와가지고 저들 정책이 옳으니 그르니 떠드는 이 '국정농단'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이 자들에게 무슨 권한이 있느냐. 국무위원처럼 법에 의해 국정 소관업무를 맡아서 하게 된 것도 아니고, (청와대 비서실 편제는) 대통령이 편의로 나눠놓은 것이다. 대통령 독재국가라는 걸 이들이 오늘날 그대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완전 대통령 독재다. 장관이 있으나 마나, 헌법이 있으나 마나, 법률이 있으나 마나. 어디 이 자들이 나오게 돼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3실장이 함께 나온 보도 사진을 가리키며 "이 사진 한장으로 지금 나라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드러났다)"라면서 "이 멍청한 자들이, 뭔지도 모르고 앉아서 3명이 떡하니 못난이 3형제처럼 나와서 무슨 얘기를 떠들고 있냐 말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정을 자기들 마음대로 평가한다. 교통사고 연 사망자가 줄었니 말았니, '문 정부에 대한 질책 또한 잘 알고 있다'(노영민 비서실장 언급)고? 자기가 무슨 대통령이냐. 아무리 나라가 엉터리이기로서니"라고 혀를 찼다.

또한 "비서 주제에 이들이 무슨 책임을 진다고 나와서 국가정책이 어떻다느니,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이런 저런 얘기가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느니. 문재인이 자기 비서인가? 노영민이 문재인의 윗사람인가? 문재인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듣고 있다 이 따위 얘기를 하는 게 비서인가?"라고 반문을 거듭했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 각부 장관이라는 건 장관이기 이전에 국무위원이다. 국무위원이라는 건 다 동격으로 국정을 다 책임지는 거다. 국가 구성원리가 그렇다"며 "각부 장관들은 논리적으로 먼저 국무위원이 되고 그 다음 장관이 되는 거다. 인간도 먼저 인간으로 태어나고 그 다음 국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정 대표는 청와대 안보실이 이달 초 북한선원 2명 강제 북송을 독단으로 결정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이 자들이 또 권한 없는 일을 했다"고 짚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 임기 전반기 동안 '대통령 비서들의 월권 논란'을 일으킨 (왼쪽부터)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한편 문재인 정권 청와대 비서실의 월권행위는 지난 2018년 1월14일 권력기관 개편안 발표, 3월26일 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정부안(案) 발의 전 설명회를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법무장관을 제치고 진행했을 때 불거진 바 있다. 2018년 7월에는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 '600조원대 국민 노후자금' 운용 사령탑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인선 과정에 부당개입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야당으로부터 "그야말로 국정농단"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같은해 10월17일에는 문 대통령이 해외순방에 나선 가운데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선글라스를 쓴 모습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국무위원인 정경두 국방장관, 조명균 당시 통일장관을 대동해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등 시찰에 나서 '2인자 행세' '비서정치' 논란이 됐고, 국정감사장에서 지적받자 스스로 "옷깃을 여미겠다"는 표현을 써 자숙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같은달 29일에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정의용 안보실장을 제쳐둔 채 먼저 만나 '한미 워킹그룹 출범'에 합의를 이뤘고, 그 다음달 2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2인자'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방한(訪韓) 때 이낙연 국무총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제치고 직접 면담해 '비서의 월권 정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은 같은해 9월10일 문 대통령의 방북(訪北)에 앞서 여야 지도부와 사전 협의도 없이 국회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를 남북정상회담에 초청한다고 밝혔다가, 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마저 불쾌감이 섞인 거부 의사를 표명한 전례도 만들었다. 이처럼 논란을 자초해놓고, 그는 당해 11월26일 내부 기강해이 논란 관련 청와대 전(全)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라며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고 기강잡기에 나섰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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