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앨튼 英의원 “北선원 강제추방은 죽음 도사리는 베를린 장벽 너머로 돌려보내는 것과 같다”
스탠튼 인권 변호사 “文정부는 이로써 고문 일상화된 북한의 사법 제도를 적법하다고 용인한 셈”
영-북 공동체 성명 발표 “韓정부, 탈북민 귀순의사 무시하고 인권 보장없는 北으로 추방”
“선원2명의 살인혐의 입증할 어떤 증거도 없는 모호한 사건으로 숱한 의혹을 불러일으킬 것”
“한국-북한 사이에 범죄인 송환법 형성되지 않고 강제추방 안 되도록 사건을 국제에 알릴 것”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데이비드 앨튼 개인 홈페이지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데이비드 앨튼 개인 홈페이지 캡처

데이비드 앨튼(David Alton) 영국 상원의원이 지난 7일 문재인 정부가 탈북선원 2명을 강제추방한 것을 두고 “그것을 베를린 장벽을 통해 그들을 죽음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과 같았을 것”이라고 9일(현지시각)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비참한 북한 인권 실상을 영국 전역에 알리는데 기여한 인물로 의회의 북한문제공동위원회(APPG-NK·All-Party Parliamentary Group for North Korea)를 2003년 결성한 바 있다.

앨튼 의원은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이날 “탈북선원들을 북한으로 송환한 한국정부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그것은 죽음이 도사리는 베를린 장벽 저 너머로 되돌려보내는 것과 같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한국 정부는 난민에 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매우 나쁜 결정을 했다”면서 “그것은 그들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가 탈북선원 2명을 추방한 것에 대한 국제연대 영국-북한 공동체(British-North Korean Community)의 성명서를 게재했다.

영-북 공동체는 “한국 정부는 탈북선원 2명의 귀순 의사를 무시하고 유엔에 의해 지정된 인권과 인륜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북한으로 강제 추방했다”면서 “전례가 없는 이 경우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에게 많은 두려움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이들 두 명이 선장의 지속적인 가혹행위 불만을 품고 선장을 포함해 16명의 동료 선원들을 잔인하게 살해했기 때문에 추방했다고 하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어떤 증거도 남지 않은 모호한 사건으로 숱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재원 자유한국당 예결위원장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북한인은 한국인이므로 한국 관할권에 따라 정부가 선원 2명을 법정에 세울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음에도 선원 2명에 대한 법적 절차 없이 성급하게 추방이 이뤄진 점을 소개했다.

영-북 공동체는 북한이 탈북민을 ‘인간쓰레기’ 또는 ‘나라를 배신한 배신자’로 취급하는 현실도 묘사하며 북한으로 추방된 선원 2명이 구금·구타·고문·수용소·총살 또는 생화학 무기의 생체 실험 대상 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조슈아 스탠튼(Joshua Stanton) 대북인권 변호사의 말을 인용하며 “이들을 북한으로 추방함으로써 한국 정부는 고문이 일상화된 북한의 사법 제도를 적법하다고 용인한 셈”이라면서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재판을 통해 판결을 받기 전까지 절대 이들을 살인자로 추정해선 안 되며 인도적인 처우를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렉 스칼라튜(Greg Scarlatoiu)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의 발언도 언급하며 “북한선원 2명이 한국에 망명을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북한에 추방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한 뒤 “망명을 신청한 탈북민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국과 북한 사이에 범죄인 송환법이 형성되지 않고 강제추방이 안 되도록 영-북 공동체가 이 사건을 국제사회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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