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원 추방으로 다시 부각되는 페스카마호 사건...文대통령, 왜 이들은 변호했나?
北선원 추방으로 다시 부각되는 페스카마호 사건...文대통령, 왜 이들은 변호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년 전 극악한 살인 저지른 조선족 6명 변호했던 당시 文변호사, 왜 대통령 돼선 비슷한 사건에 '이중잣대' 들이대나?
대북-인권 전문가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이들이 재판이 아니라 당국의 합동조사만 받았다면 정당한 법 절차 거부당한 것"
문재인 대통령(右),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右),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지난 7일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선원 2명을 추방한 가운데 1996년 당시 문재인 변호사(現대통령)가 변호를 맡았던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 사건'이 회자되고 있다. 거의 흡사한 두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16명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는 북한 선원 2명을 '흉악범'으로 단정해 이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조사 사흘 만에 강제 북송했다. 반대로 23년 전 문 변호사는 11명을 죽인 페스카마호의 조선족 선원 6명을 끝까지 변호했고, 노무현 정부 때 특사(감형)까지 이뤄졌다.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 사건은 1996년 8월 2일 발생했다. 남태평양에서 조업 중이던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15호(254t)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전재천(당시 38세)씨 등 조선족 6명이 선원 11명을 차례로 한 명씩 조타실로 유인해 흉기와 둔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후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

이 살인 사건으로 선장을 포함해 한국이 7명, 인도네시아인 3명, 조선족 1명이 희생됐다. 전씨 등은 일이 서툴다는 이유로 선장과 갈등을 빚었고, 배에서 내려야 할 처지가 되자 '배를 탈취해 일본으로 밀입국하자'는 계획을 세운 뒤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번 북한 선원 사건과 비교해보면 선장과의 갈등이 살인 동기였다는 점과 한밤중 선원들을 1명씩 불러 순차적으로 살해한 수법 등이 '판박이'처럼 닮았다.

전씨 등 6명은 1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문 대통령은 사건을 2심부터 맡아 전씨 등을 변호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조선족 선원들이 어로 경험이 없어 일이 서툴고, 평등주의가 강한 중국식 사회주의 문화와 달라 멸시로 받아들이면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폭력 사건"이라는 취지의 변론을 했다.

문 대통령의 변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는지 부산고법은 1997년 4월 전씨를 제외한 5명에 대해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선고했고, 그해 7월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사형수로 남아있던 전씨도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대통령 특별사면에 따라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씨도 특별감형으로 무기징역을 살게 됐으니 결과적으로 (나의) 변론이 결실을 봤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 사건의 변호를 맡은 이유는 조선족 사회의 부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여력이 안 되는 이들이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해 조선족 사회가 동요하자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문 대통령이 이 사건을 수임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1년 인터뷰에서 "조선족 동포들은 조국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데 우리는 이들에 대해 은연중에 멸시나 깔보는 심리가 있다"며 "'페스카마15호' 사건의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재판 이후 부산 인권단체들과 함께 영치금까지 넣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범들을 변호해 사면 과정에 도움을 줬다는 자체로도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중잣대'이다. 23년 전 당시 문 변호사는 살인범들 역시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들을 변호했다. 하지만 23년이 지난 2019년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은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선원들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고 최대한 신속하게 북한으로 추방시켰다. 북한은 우리 헌법상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로 선원들이 살인을 했건, 안 했건 대한민국 땅을 밟게 되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를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북한 선원 사건이 문 대통령의 '북한 사랑'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자신의 행동과 발언이 뻔히 세상에 알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은 눈치 보기에 급급한 문 대통령이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대북·인권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역시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송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이들 북한 주민들에게 주어졌는지 우선 묻고 싶다"며 "이들이 재판이 아니라 당국의 합동조사만 받았다면 정당한 법 절차를 거부당한 것"이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