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안준영 PD-김용범 CP, 이 같은 'PD 픽' 자행된 사실 인정...김 CP는 소위 좌파 시사평론가 김용민 친동생
경찰, 투표 조작 사건에 '윗선' 개입했을 가능성 염두에 두고 엠넷 모기업인 CJ ENM 수뇌부에 대한 내사 나서
시청자들은 분노...靑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즈원'-'엑스원' 지상파 3사 출연을 막아달라는 청원 올라와

'프로듀스X101' 안준영 PD 등 제작진이 지난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로듀스X101' 안준영 PD 등 제작진이 지난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엠넷(Mnet)의 아이돌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생방송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엠넷 소속 PD 2명이 구속된 가운데 구속된 PD 등 제작진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연습생 20명의 최종 순위를 사전에 정해놓았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오디션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20명의 연습생들은 경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구속된 PD들에 의해 이미 1~20위의 순위가 정해졌다. '국민 픽(pick)'이 아닌 'PD 픽(pick)'이었던 것이다. 구속된 안준영 PD와 프로그램 책임 제작자 김용범 CP는 이 같은 PD 픽이 자행된 사실을 인정했다. 김용범 CP는 소위 좌파 시사평론가 김용민의 친동생이다.

7일 경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두 프로그램의 생방송 시청자 문자투표를 관리했던 업체에 보관된 투표 원본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엠넷이 마지막 생방송 당시 발표한 연습생 순위와 다른 것이 확인됐다. 안준영 PD와 상급자인 총괄 프로듀서 김용범 CP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오디션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연습생 20명의 순위를 1위부터 20위까지 사전에 정해놓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8일 드러났다. 경찰은 투표 조작 사건에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엠넷의 모기업인 CJ ENM 수뇌부에 대한 내사에 나섰다.

각각 프로듀스 시리즈 3, 4에 해당하는 '프로듀스 48'과 '프로듀스X101(프듀X)'은 모두 3차례의 시청자 투표 과정을 거쳐 연습생을 20명까지 추린 뒤 이들 20명이 경쟁하는 최종 오디션을 치러 순위를 결정했다. '프로듀스 48'은 20명 중 12명을 최종 선발해 여성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을 결성했고, '프듀X'는 11명을 뽑아 남성 아이돌 그룹 '엑스원'을 만들었다.

특히 '엑스원'을 탄생시킨 '프듀X'의 최종라운드에선 온라인과 생방송 문자 투표를 합쳐 무려 1300만여 표가 나왔다. 그러나 최종순위는 시청자 투표와는 전혀 무관했던 것으로 확인돼 당초 '국민 오디션'이라 홍보했던 것과 달리 이 프로그램 자체가 '대국민 사기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한편 유료 투표로 연습생들의 꿈을 응원했던 시청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지상파 3사 출연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일부 팬들은 두 그룹의 해체까지 촉구하고 있어 향후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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