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는 日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우리의 고민 어린 결정...수출규제 철회해야 재고 가능”
한미방위비 협상에 대해선 “美 요구가 상당히 큰 폭인 것은 사실”
지소마아 파기로 가장 덕을 보는 나라는 북한과 중국이라는 지적에 "그렇게 평가할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진행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진행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오는 22일 종료 예정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에 대해 “지금으로선 저희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지금 현황대로라면 저희 결정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에 있었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들까지 이례적으로 한국을 동시 방문해 지소미아 유지를 촉구했지만 ‘지소미아 재고 불가’ 입장을 고집함으로써 정부가 앞장서서 한미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소미아가 23일 예정대로 종료되는 것인가’라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일을 연기해 협정 자체를 유지하는 중재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지소미아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우리의 고민 어린 결정이었다”며 “일단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된다는 전제하에서 우리가 재고할 수 있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방한한 미 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관련 의견을 교환했느냐’는 질문에 “우리 입장에 대해 분명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입장에 대해선 “미측은 처음부터 (지소미아가) 유지돼야 한다(고 했고), (우리 정부가) 결정을 발표했을 때 큰 실망도 표현했지만 그런 미측 입장을 우리측에 계속 전달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촉발된 안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내릴 수밖에 없는 셜정이었다”며 “기본 전제가 돼야 할 일본 측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가 아직은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 입장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로 안보 이익을 보는 나라가 북한과 중국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가장 덕을 보는 나라는 어디냐’라는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특정 국가를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같은 질의가 수차례 이어지자 이같이 답했다. 

'지소미아 종료로 얻는 국익이 무언인가'라는 질문에는 "한일 간의 갈등 상황에서 나온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그 결정의 여파가 다른 외교 관계 관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것을 충분히 감안했다"고 밝혔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과 관련해 ‘5조 5000억원이 미국이 요구한 분담금의 공식 액수냐’는 질문에는 “협상 중이기에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미국 측의 요구가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큰 폭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방위비 분담금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서 유념하는 것들을 잘 검토하고 입장을 적극 개진하면서 협의에 임하겠다”고 했다.

강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산정 방식을 현행 총액형에서 소요형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선 문제와 관련해선 “(논의를 위한) 국방부 산하 워킹그룹이 가동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제도에 대한 논의가 추진 중”이라고 했다.

한편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7일 중국 베이징으로 떠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지소미아의 최종 종료를 막으려면 어떤 해법이 있느냐’는 취지로 다양한 인사들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웰 차관보가 이런 고민을 내비친 것은 청와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면담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되돌릴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조나단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다음 주 방한 소식을 발표하면서 지소미아 문제가 해결되기 원한다고 밝혔다.

호프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 지소미아 문제는) 다음 주 한국에서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한다. 그래야만 우리 모두가 북한의 활동과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중국의 노력 같은 역내 사장 큰 위협들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 양자 간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며 “우리는 (이 문제 해결에) 희망적이고 낙관하며,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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