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박근혜 前대통령 '탄핵 정변' 이후 사과-반성 전혀 없어...黃은 이런 사람과 통합 추진할 정도로 급박한가?
자신의 지역구이자 우파 성지 대구 民心은 이미 劉에게 등 돌려...대구 동구을 3자 가상 대결에서 한국당 후보들에 '압도' 당해
일각, 해당 여론조사 언급하며 黃이 이렇게까지 劉에 매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아'
차기환 "탄핵 파동시 '찬탄'의 총대를 메고 사실상 법치주의 파괴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보수 가치 재정립을 주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左),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左),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소위 '우파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문제를 덮고 가려는 듯한 발언을 해 자유 우파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민주세력 통합은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대한민국의 근간을 파괴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자유민주세력의 통합, 이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이날 몇 번이나 강조한 '통합'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 것은 부인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다만 황 대표는 전날(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들은 없고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가야 한다"는 등 우파 분열의 핵심 주제인 이른바 '탄핵 책임'은 불문에 부치자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아울러 유승민 의원과의 통합을 위해선 한국당 간판을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문제는 상당수의 자유 우파 국민들이 황 대표의 통합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 의원과 통합이 가능하려면 유 의원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정변' 과정에서 보였던 기회주의자 적인 태도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사과는 아니더라도 당시 탄핵에 찬성했던 생각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정도만 언급하더라도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텐데,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의 고집은 7일 다시 한번 확인됐다. 그는 이날 당내 제3신당 창당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비상회의 직후 "한국당이 제가 말한 3원칙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말로만 속임수를 쓴다거나 하면 (통합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 재건을 위해서 3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그간 소위 통합의 원칙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3원칙을 역설해왔다. 일부 자유 우파 성향 인사들은 최근 발표된 내년 총선 가상대결 결과를 언급하며 황 대표가 이렇게까지 유 의원에 매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유 의원은 해당 여론조사 결과, 대구 동구을 선거구 3자 가상 대결에서 한국당 후보들에게 더블스코어 이상 차이로 압도당했다. 자신의 지역구이자 우파 성지 대구 '민심(民心)'은 사과와 반성 없이 '나만 옳다'고 외치고 있는 유 의원에게 등을 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자유 우파 성향 차기환 변호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을 발의한 의원이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자고 한다"며 "더구나 탄핵 파동시 '찬탄'의 총대를 메고 사실상 법치주의 파괴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보수 가치 재정립을 주장하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래, 탄핵 문제는 거론하기 껄끄러우면 보수 가치가 무엇인지 유승민 의원의 입으로 들어보고 싶다. 당신이 말하는 보수 가치가 뭐냐?"라고 반문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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