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소프트뱅크 창사 이래 달려온 성공가도...38년만의 위기
孫 사장 “위축은 없다”며 의연한 자세 보여
제2의 대규모 투자 펀드 조성 계획...“실적 만회 가능할까?”

6일 소프트뱅크그룹 중간 결산 발표회장에서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이 주먹을 불끈 쥐어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완전히 거덜났습니다.”

일본의 거대 IT기업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사장의 말이다. 6일 손 사장은 9월까지의 그룹 중간 결산에서 155억엔(한화 약 166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고하며 “’아주 새빨간’ 대규모 적자”라고 자평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6517억엔(한화 약 49조6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207억엔(한화 약 15조1600억원)의 흑자와 대조된다. 이는 SBG로서는 14년만에 맞는 영업적자이다. 이로써 SBG는 창사 38년만에 큰 위기를 겪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BG가 공개한 결산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줄어든 4215억엔(한화 약 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또, 2019년 3분기에만 최종 손익이 7001억엔(한화 약 7조4400억원) 적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무 공간 종합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워크(WeWork)의 운영 주체인 위컴퍼니(We Company)의 IPO(기업공개) 실패 및 기업 가치 하락과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버테크놀로지스의 등 손 사장이 비전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SBG의 대규모 손실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소프트뱅크의 분기 실적이 14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는 손정의 회장의 스타트업 투자 고위험 전략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나 자신의 투자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 크게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위축은 없다”고 말해 위기에 맞서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일본 공영 방송 NHK의 보도에 따르면 손 사장은 기존의 비전펀드에 이어 제2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같은 보도에서 NHK는 “엄격한 투자 판단에 의한 실적 만회가 가능할 것인지 손 사장에게 책임이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한국계 일본인 사업가로 재일교포 3세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직원 2명을 데리고 컴퓨터 소프트웨어 유통업에 뛰어들며 1981년 소프트뱅크를 창사한 이래 무선통신망 사업,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 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또 마윈(馬雲)이 창립한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IT기업 알리바바(Alibaba)에 대한 공격적 투자에서도 막대한 성공을 거두기도 해 일본 내에서는 자수성가의 표본으로 거론돼 왔다.

이번 SBG가 경험한 막대한 손실이 손 사장의 성공가도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또다른 역전극 신화의 서막이 될지, 향후 손 사장의 행보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