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업 부채 해결하기 위해 법원제도 급속히 발전시키고 있어"
은행·지방정부 통해 부실기업들에게 자금공급했던 구조 한계 봉착
파산승인건수, 2015년 3568건에서 2018년 18950건으로 급격히 늘어

중국 단둥은행 선양분행 (사진: 연합뉴스)
중국 단둥은행 선양분행 (사진: 연합뉴스)

중국이 부실기업들을 견디지 못해 파산제도를 급속히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을 통해 부실기업들에게 자금을 공급했던 구조가 한계에 봉착하자 파산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중국이 파산을 껴안고 있다"며 "한때 은행들이 감당했던 기업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베이징 당국이 법원 제도를 급속히 발전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덧붙여 이는 기업이 파산하게 두는, '법원 제도를 활용한 미국식'이라고 전했다.

WSJ는 중국 정부가 수년간의 재정 지원을 통해 부실 기업들을 연명시켜 왔지만 더이상 견디다 못해 부채를 계산하기 시작했다며,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서 상당한 부분을 회수하기 위해 파산제도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중국은 현재 90개가 넘는 미국식 특수 파산법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까지 국영 은행과 다른 채권자들이 삼켰을 기업 부채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중국 정부가 부실기업 수를 걱정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는 신호"라며 "이 방식은 부실기업들에 대한 금융적 구제를 해왔던 지방정부들의 압력을 덜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파산하는 기업들 수는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최고인민법원 자료에 따르면 연간 3139건(2008년)에 불과했던 파산 승인 건수는 3568건(2015년), 5665건(2016년), 9542건(2017년), 18950건(2018년)으로 최근 3년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은 2007년에 공식적인 파산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그동안 법원은 사회적 불안과 대규모 해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파산 신청을 기각해왔었다. 이에 많은 부실기업들이 국고보조금과 국유은행 대출금 등으로 유지해온 것이다. 

30년간 중국에서 일해 온 구조조정 자문회사 알바레즈 앤 마샬의 론 톰슨 전무이사는 "중국 당국이 최근 경기 침체와 약한 기업들이 더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란 것을 감지했으며, 중국은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 작동구조가 필요하다"고 WSJ은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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