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슬픈 일...문인들, 사회적·윤리적 책임 강하게 의식해야"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좌파 진영의 원로(元老)시인 고은 씨의 과거 ‘문단내 성폭력’ 관련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방송화면 캡처

고은 씨는 지난해 3월 16일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문단내 성폭력 이슈는 “참 슬픈 일”이라며 “현대 초기의 문인들은 사회적인 일탈성이 있었으나, 이제는 문인들도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강하게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1년여가 지난 뒤, 고은 씨 자신이 ‘문단내 성추행’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다. 고은 씨는 최영미 시인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시(詩) ‘괴물’의 주인공이라는 추문에 휩싸이며 곤혹을 겪고 있다.

고은 씨는 이날 방송에서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대선 당시) 지지율 절반으로 당선이 되었으면, 국민 앞에 겸손했었어야 했다”며 "스스로가 경계를 지어서 자신을 지지 하지 않는 인물들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다고 하는 것은 무식한 일이자, 국제적으로도 치명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은 씨의 성추행 논란이 확산하면서 고은 시인 관련 문화 행사 등은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예산 ‘3억원’을 들여 고은 씨의 서재를 그대로 재현한 ‘만인의 방’ 관련 각종 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 4월 프랑스에서 고은 씨의 ‘만인보’를 연구하던 교수가 서울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고은 씨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등 각종 지원을 하던 수원시도 올해 고은 씨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문학 행사를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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