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이륙영상 숨긴 취재기자 같이 데리고 오라” 양 사장 상의 움켜잡고 울부짖어
"영상만 제 때 줬더라면 지금쯤 구조자가 나올 수 있었다"
"우리의 요구사항을 충족한 성실하고 양심적인 상태에서의 만남을 원한다"
양승동 "KBS 직원의 적절하지 못한 판단으로 논란 확산...사과 드린다"

재난주관 방송 KBS가 독도 헬기 사고 당시 이륙 영상을 촬영하고도 수색당국에게 제공하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양승동 KBS사장이 피해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지만 유족들의 강한 반발로 사과도 못한 채 쫓겨났다.

양승동 사장은 6일 오후 3시30분께 유족들이 머물고 있는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았다. 그러나 유족들은 가족대기실로 들어서려 하던 양 사장에게 “취재기자를 같이 데리고 오라”며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유족들은 "여기가 어디라고 와! 무슨 XX으로 여기에 왔냐!""며 "촬영 직원과 보도기자 데리고 왔어? 뭐가 무서워서 사장만 왔냐"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영상을 XX같이 편집하고 그거 보내고 사과하는 거냐? 원본 영상가지고 와"라며 "사과안받는다. 사과받지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유족은 "영상만 제 때 줬더라면 지금쯤 구조자가 나올 수 있었다"고 서러움을 토로하기도 했으며, 다른 유족은 "내 새끼 살려내라. 내 조카 살려내라. 내가 어떻게 키운 내 새끼인데…내 새끼 누가 살릴 수 있었는데"라며 울부짖었다.

이에 양 사장은 유족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채 쫓겨나듯이 급히 소방서를 빠져나갔다.

유족들은 "우리는 양 사장과의 만남을 거부한 것이 아니다"며 "우리의 요구사항을 충족한 성실하고 양심적인 상태에서의 만남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유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못한 양 사장은 소방서 1층으로 내려가 취재진들에게 "KBS 직원의 적절하지 못한 판단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지금까지 파악된 상황을 설명드리기 위해 찾았으나 영상을 촬영한 직원과 보도한 기자가 오지 않아 사과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기회가 되면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유가족들은 양승동 사장, 영상을 보도한 기자, 영상 담당자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지만, KBS 측은 양 사장과 문제가 되는 기자 및 영상 담당자가 아닌 부사장과 기술본부장 등 6명만 보내 만남을 거부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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