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정의용-청와대의 ‘北ICBM, 기술적으로 TEL에서 발사 어렵다’ 평가 반박
제프리 루이스 “발사패드에서 발사한다고 TEL에서 발사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틀린 말”

북한이 28일 밤 실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모습. 다음 날인 29일 낮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연합뉴스)
북한이 28일 밤 실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모습. 다음 날인 29일 낮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연합뉴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6일 다수의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전날 "북한이 ICBM을 TEL에서 직접 발사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청와대와 국방부, 국정원은 같은 분석을 하고 있으며 같은 입장”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소장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TEL에서 ICBM을 발사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2017년 발사한 화성 14호와 15호를 예로 들면서 “모든 TEL에는 분리할 수 있는 발사패드가 있고 발사패드가 TEL에서 분리되면 차량이 이동해 다른 미사일을 실으러 갈 수 있다”며 “발사패드에서 발사한다고 TEL에서 발사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틀린 말”이라고 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미국 본토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소형화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심사”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TEL에 실을 수 있도록 소형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안킷 판다 미국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한이 ICBM을 TEL에서 분리해 발사한 것은 차량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은 차량을 보호하기 위해 시험발사 때 TEL을 이동시켰지만 유사시에는 ICBM을 발사하기 위해 TEL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VOA에 “북한이 TEL을 운영할 수 있는 장소는 한정돼 있으며 TEL로 이동할 때는 연료 주입 차량과 인력 등의 움직임이 포착될 것”이라며 “TEL을 이용한 미사일 발사는 진전이지만 탐지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개최한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미사일은 우리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되지 않으면 북한의 ICBM은 기술적으로 TEL에서 발사하기 어렵다고 말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2017년 7월과 11월 화성 14호와 15호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당시 TEL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 장소로 옮겨 지상거치대에서 쐈다고 한국 군 당국은 밝혔다.

한편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과 관련해 더 큰 우려는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이라고 밝혔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자신의 핵 억지력을 파괴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싶어한다”며 이동이 가능하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으며 유연성이 있는 고체연료를 개발하는 것은 북한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부국장도 “북한이 집중하고 있는 미사일 연료는 고체”라며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앞으로 고체연료를 이용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VO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