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조기 총선 실시 골자로 하는 ‘단축 법안’ 통과
與 보수당 野 노동당 12%p 차로 앞서고 있으나 총선서 과반 획득 장담 못 해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결정 후 최대 분수령 전망

그래픽=연합뉴스

영국 의회 하원(下院)이 6일 해산했다.

영국 하원의 해산은 소위 ‘단축 법안’(Short Bill)이 상원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통과된 데 따른 결과이다. 이 법안은 오는 12월12일 총선의 조기 실시를 골자로 하며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두고 정치적으로 혼란이 계속돼 온 가운데 지난 10월29일 하원에서 가결됐다. 여당인 영국 보수당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로서는 타개책으로 국면의 정면 돌파를 결심한 셈이었다. 이에 따라 12월 조기 총선을 향한 각 정당의 활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영국 하원이 ‘단축 법안’을 가결한 것은 2011년 통과된 ‘고정임기 의회법’의 예외 조항에 따른 조치이다. 이 법안은 2015년 5월7일을 기점으로 이전 총선으로부터 매 5년이 되는 해의 5월 첫째 주 목요일에 총선을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하원 의석 정원의 2/3 이상의 찬성으로 조기 총선을 의결할 경우를 예외로 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0월 EU와 합의된 내용으로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는 계획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지난 10월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 시작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EU와 영국은 이날 EU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에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지난 10월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 시작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EU와 영국은 이날 EU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에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존슨 총리는 지난 10월17일 테레사 메이 전 영국 총리가 합의한 소위 ‘안전장치’(backstop, 백스톱)에 반대해 브렉시트 조건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백스톱’이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에서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내에 영국-EU 양측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당분간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내용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 7월24일 총리 취임 후 백스톱을 두고 “반민주적”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표명했다. 또 이를 폐기하지 않으면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야당인 노동당은 EU 측과의 재교섭을 통해 존슨-EU 간 합의 내용보다 좋은 조건으로 EU를 탈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17일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보수당의 합의안 발표 직후 “존슨 총리가 과거에 의회에서 압도적으로 거부된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보다 더 나쁜 협상을 했다”고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노동당은 구체적인 탈퇴 조건을 국민들에게 제시한 후 탈퇴 혹은 잔류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다만 노동당 내부적으로는 ‘EU 잔류파’와 ‘EU 탈퇴파’가 공존하고 있어, 국민투표가 시행될 경우에 최종적으로 어떤 입장을 선택하게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편 제3야당인 스코틀랜드민족당과 제4야당인 자유민주당은 EU 잔류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영국 최대 조사 기관인 ‘YouGov’가 지난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이틀에 걸쳐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영국 보수당의 지지율은 39%, 제1야당인 영국 노동당의 지지율은 27%인 것으로 나타나 12%p 격차로 보수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외 2018년 결성된 탈퇴당(Brexit Party)의 지지율은 7%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보수당이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7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노동당을 20%p 차이로 앞서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EU 탈퇴 합의안은 그동안 영국 의회에서 세번 부결된 바 있어 이번 총선이 브렉시트 최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총선에서 영국 보수당은 하원 의원 정수 650석 가운데 317석(48%), 노동당은 262석(40%)을 획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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