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칭송' 윤이상 띄워주기에 靑김정숙 여사도 가세...'尹 기념사업 후원의 밤' 행사 성대히 열려
'김일성 칭송' 윤이상 띄워주기에 靑김정숙 여사도 가세...'尹 기념사업 후원의 밤' 행사 성대히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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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윤이상 기념사업에 운동권 출신 여당 주요 정치인 대거 출동...김정숙 여사 축전까지
김정숙, 지난 2017년 독일 베를린 윤이상 묘소 참배...통영에서 동백나무까지 공수
"조국의 독립과 민주화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통영시, 시민 반대에도 윤이상 유해 이장
윤이상, 동백림 사건으로 입국 금지...오길남 박사 가족 입북시키는 등 행적 논란
김일성에 "우리 력사상 최대의 령도자", "흠모하는 수령님의 영생불멸" 추앙
강규형 "예술과 인간의 행적은 분리해야...예술제에 국민 세금 들어가선 안돼"
박근혜 정부, 몇년간 '윤이상평화재단'에 예산 지원 중단
독일 베를린 소재 윤이상 묘소를 참배 중인 김정숙 여사. (출처 = 연합뉴스)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는 '윤이상평화재단'이 최근 후원의 밤을 개최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여권(與圈)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한 이날 행사에 축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 2017년 독일 방문 당시 윤이상의 묘소를 참배하며 그의 고향인 통영에서 공수한 동백나무까지 심는 예우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각되고 있는 윤이상은 북한이 ‘애국자’로 미화·칭송하는 인물로 생전에 평양을 오가며 활동하는 과정에서 오길남 박사 가족을 월북시키는 등의 전력(前歷)이 있다. 그를 기리는 각종 사업에 국가 예산이 쓰여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이상평화재단'은 지난 4일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 6층 대강당에서 '2019윤이상평화재단 친선과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지난 9월 취임한 신계륜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윤이상의 음악은 우리에게 알려진 것 이상으로 넓고 심오한 것이고, 그런 그의 음악을 우리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을 깊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재단이 창립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오늘 우리가 여기에 모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영길, 설훈, 유승희, 권미혁 민주당 의원과 김영배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현 정부에 상당한 지분을 점하고 있는 1980년대 주요 대학가 운동권 출신들이다.

1980년 5월 ‘서울의 봄’ 당시 고려대 학생회장이었던 신 이사장은 이날 "그동안 재단 활동이 다소 위축되었던 것은 지난 정권에서 그의 음악을 특정 성향으로 몰아간 탓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도 그의 음악을 특정 성향의 것으로 가두어버린 탓도 크다"며 재단 활동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에서 신계륜, 문재인
2014년 2월 10일 국회에서 신계륜,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정숙 여사가 김경수 경남지사와 더불어 이날 행사에 축전을 보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2017년 7월 G20 회의 참석차 독일 방문길에 올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위치한 윤씨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날 참배에서 김 여사는 윤씨의 고향인 통영에서 공수해온 동백나무를 심었다.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그 분의 마음이 어땠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까 하면서, 조국의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가져오게 됐다"고 밝혔다.    

경희대 성악과 출신인 김 여사가 "저도 음악을 전공해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며 이 같이 극진한 예우를 보인 다음해에 통영시는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 열흘이나 앞당겨 통영시민 몰래 윤씨의 유해를 이장했다. 그간 윤이상을 앞세워 '통영국제음악제'를 주요 지역행사로 운영해오던 통영시가 종북(從北) 성향을 보인 윤씨의 오랜 행적들로 인해 통영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비공개로 이를 강행한 것이다. 천만인서명운동본부 경남본부 측은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김일성을 찬양했던 사람이 충절의 고장인 통영에, 그것도 몰래 묻혔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며 "과거 행적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이 처염상정이라는 문구를 쓴 것은 뻔뻔함의 극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북한은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고초를 겪을 정도로 북한을 위해 유럽에서 활동해온 윤씨를 미화·칭송하려는 과정에서 윤이상음악당·윤이상음악회·윤이상음악연구소 등을 건립했다. 한국에 입국금지를 당한 윤씨는 생전에 북한으로부터 상당한 대우를 받으며 1995년 독일에서 타계하기까지 수십 차례 평양을 오갔다. 그는 김일성에 대해 "우리 력사상 최대의 령도자"라고 추앙하며 "흠모하는 수령님의 영생불멸"을 기원하기도 했다.  

오늘날까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윤씨의 행적은 그가 서독 유학생이던 오길남 박사(경제학) 가족을 1985년 입북시킨 것이다. 오 박사는 윤씨의 말에 속았음을 깨닫고 1986년 탈북했다. 오 박사는 입북을 권한 윤씨에게 가족들을 송환시켜달라는 요구를 수차례 했다고 한다. 오 박사의 진술에 따르면 윤이상-이수자 부부는 오히려 오 박사에게 가족을 거론하며 재입북할 것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런 윤씨를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은 '민족', '평화', '민주', '통일' 등을 언급하며 기념하고 있다. 이날 후원의 밤 행사에서 신 이사장은 "광주항쟁 40주년을 맞는 2020년에 서울, 통영, 광주 그리고 평양을 잇는 순회 음악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서양현대사 전공)는 "다시 말하지만 예술과 인간의 행적은 분리해야 한다"며 "예술과 아무 관련 없이 터무니없는 사실로 윤이상을 ‘우상화’하는 작업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 교수는 "작곡가로서의 윤이상을 기념하는 예술제는 계속 운영돼야 하지만 국민 세금이 들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윤씨에 대해 '애국애족'이라는 식의 절절한 수사는 역사적 실상과 거리가 멀다"면서 "그는 북한의 애국자였지 대한민국의 애국자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윤이상평화재단'은 박근혜 정부 때 예산 지원이 몇년 간 끊기기도 해 지난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 당시 거명되기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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