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5일 와세다대 특별강연에서 징용공 문제의 새 해법 제시
日 정부 관계자 “수용 불가... 대응하지 않을 것”
日 네티즌들도 ‘꼼수 해법’ 아니냐며 문 의장의 제안에 대해 불쾌감 표출

G20국회의장회의 참석차 방일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5일 징용공 문제 해결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가운데 일본 측은 이를 ‘문희상 해결안’이라 명명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5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학교에서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문재인-아베 선언을 기대합니다(부제: 진정한 신뢰, 창의적 해법으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복원)”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을 했다.

5일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강연을 통해 문 의장은 징용공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한일 양국의 책임 있는 기업들과 그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조성하고 여기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 출연금으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잔액 60억원을 더하는 형식으로 기금을 만들어 징용공 원고 측에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제안을 일본 측에 제시했다.

문 의장은 “이렇게 되면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이 ‘대위변제’된 것으로 간주되고, 배상을 받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오랜 논란이 종결된다”며 제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징용공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한일 양측 모두가 서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문 의장이 일종의 중재안을 내놓은 셈이다.

이같은 문 의장의 제안에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6일 ‘문희상 해결안’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가 “일본으로서는 수용 불가하다”며 “자금 갹출[據出]과 같은 대응은 취하지 않을 방침”을 명확히 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도 문 의장의 이같은 제안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여론이 대세라고 한다.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인 ‘야후! 재팬’의 관련 기사에는 수 백 건의 댓글이 달리며 일본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대부분 싸늘한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그 기금도 결국 한국이 슬쩍해 버리는 것 아닌가? (한국을) 믿어서는 안 된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른 네티즌도 “겉으로만 사과하는 척하는, 근본부터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며 문 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한 강한 반발심을 드러내며 “마음대로 해산시킨 재단 기금을 무단으로 전용하려고 하다니, 제대로 된 사람으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다”고 지적, ‘문의상 해결안’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보여주기식 꼼수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이의 약식 회담과 관련해 지난 5일 스가 요시히대 일본 내각관방장관은 “’징용’을 둘러싼 문제는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완전히 해결됐다는 일본 측 입장을 한국에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6일 기자회견에서도 문 의장의 제안에 대해 “(일본)정부로서는 이제까지와 같이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한국 측에 대해 현명한 대응을 촉구해 나갈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논평, 징용공 관련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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