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위당국자 3명, 이례적으로 같은날 한국 들어왔다...방위비증액-지소미아-화웨이 규제 압박?
美고위당국자 3명, 이례적으로 같은날 한국 들어왔다...방위비증액-지소미아-화웨이 규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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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저녁 드하트 방위비 협상대표 예고 없이 訪韓...이어 스틸웰 동아태 차관보-크라크 경제차관 입국
각각 한미 올해분 방위비협상 3차회의, 외교부-국방부-靑 당국자 면담, 한미 고위급경제회의 앞둬
(왼쪽부터) 미국 측 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수석대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사진=연합뉴스, 미 국무부 공식 홈페이지)

5일 저녁 이례적으로 미국 행정부 방위비협상·외교·경제 관련 고위당국자 3명이 잇따라 방한(訪韓)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북한 비핵화 공조,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등을 둘러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박 차원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날 오후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를 앞둔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수석대표가 먼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에 발을 들였다. 그가 공항에 내리기 직전에야 외교 소식통을 통해 전해졌을 만큼 급작스러운 방한으로 알려졌다. 한·일·중 및 동남아시아 국가 순방 일환으로 방한 일정이 일찍 알려져 주목받던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두번째였다. 뒤이어 같은날 저녁 키이스 크라크(Keith Krach)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오는 6일 서울에서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과 '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갖기 위해 입국한 것이다.

드하트 수석대표를 필두로 미 국무부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 것이 오는 22일 자정(23일 0시)부로 지소미아 기한이 만료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외교가의 후문이다. 한국 정부의 파기 결정으로 지소미아 종료가 17일 앞(5일 기준)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한국을 찾는 것 자체가 압박 성격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11월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마중 나온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 자국 관계자들과 함께 이동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11월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마중 나온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 자국 관계자들과 함께 이동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특히 스틸웰 차관보는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 미국 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미국에도 일본에도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면서 한국 정부에 종료 결정 '재고(再考)'를 요청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오는 6일 외교부 강경화 장관과 조세영 1차관을 예방하고, 이어 국방부와 청와대 당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 계획을 발표하며 한미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新)남방정책 간 협력 방안 등이 주요 의제라고 밝혔지만 미측에서 원하는 한일 지소미아 연장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스틸웰 차관보 방한은 지난 2일 열린 한미 차관보 협의회에 이어 이뤄지는 것으로 한반도, 동맹, 지역 현안 등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지소미아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해선 "의견 교환을 한다면 각각 입장을 제시하는 선이 될 것"이라고 입장차이를 시사했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협상 수석대표가 11월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사진=연합뉴스)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협상 수석대표가 11월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측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드하트 대표의 방한 소식은 이날 갑작스럽게 알려졌는데, 비공개 일정이지만 3박4일간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표 및 국회·국방부·언론계 인사 등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드하트 대표는 이달 중 서울에서 열리는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에 앞서 한국 내 기류를 살필 전망이다. 앞서 미국은 50억 달러(약 6조원) 상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드하트 대표가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거듭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가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한일 지소미아 연장을 거부하면 방위비 증액 요구 액수를 더욱 높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보내고 있다. 3차 회의는 이달 중 서울에서 열릴 계획이다.

크라크 차관은 오는 6일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한·미 양자 경제관계 ▲개발·에너지 등 분야에서 신남방정책-인도·태평양전략간 연계 ▲환경·보건·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등 글로벌 차원의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공식일정의 이면에선 크라크 차관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규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한국 정부에 강하게 전달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앞서 크라크 차관의 방한 일정을 소개하면서 한미 양국이 2012년부터 '코러스'(KORUS)로 알려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으며 강력한 경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국이 인도·태평양을 포함해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환경, 과학, 보건, 개발, 기술, 우주, 사이버, 5G(세대),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했는데, 미측의 '5G 네트워크 협력' 언급이 화웨이 문제 제기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를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지난 5월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이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정부 보조를 받는 자국 통신사가 화웨이 장비를 쓰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한 언론에 "인도·태평양 지역과 신남방 정책 추진 지역에서 5G 네트워크 구축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 5월 워크숍에서 아세안 지역에서 5G 네트워크 구축 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당시 5G가 갖고 있는 보안성 측면에서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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