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법안심의 마비 與원내대표로서 국민께 송구"
김성태 "與 사과와 대승적결단 환영…설 물밑접촉 결실"
내일 법사위-본회의…與. 5당 회동 제안 재차 개헌압박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사퇴 압박을 벌여 파행하던 2월 임시국회 일정이 19일 여당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을 계기로 정상화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각 소관 상임위에서 발의된 법안의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맡고 있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입법 수문장' 역할을 하는 상임위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집권 이후 체계·자구심사 기능 폐지를 "법사위 개혁"이라며 권성동 위원장과 공방을 벌여온 바 있다. 

그러다가 민주당 법사위원단의 권 위원장 사퇴 압박이 격화하면서 법사위 파행이 일었고, 그 반발 차원에서 한국당이 전(全)상임위 보이콧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2월 국회가 '빈손 국회'가 될 위기에 놓였었다.

국회 파행사태는 이날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의장 주재 원내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공개 회동에서 우원식 원내대표가 법사위 파행 사태에 먼저 유감을 표명,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에 호응하면서 일단락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우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거취 문제로 우리당 법사위원들의 퇴장이 있었고 법사위가 파행됐다"며 "민생·개혁법안 심의가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국민들께 송구스런 말을 표했기 때문에 어떤 조건과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며 "오늘 이시간 이후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늘부로 국회가 정상화 되니까 박수를 한 번 치자"고 했고, 여야 원내대표들은 정 의장과 함께 박수를 치면서 2월 국회 정상화 및 개헌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비공개 회동에 돌입했다.

회동 결과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과 김성원 한국당 원내대변인이 이날 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3당 원내대표는 20일 중 본회의를 열어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 전체회의를 내일(20일) 오전 9시30분 개의해 오후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법사위에서 논의될 법안은 지난 7일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퇴장으로 심의되지 못한 법률 87건이다. 민생 법안,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련된 법안, 공직선거법 등이라고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부연했다. 또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앞으로 각 상임위 법안 심사에 만전을 기하기로 합의했다. 

박홍근 원내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 원내대표가 유감을 표명한 배경에 대해 "여야가 2월 국회를 빈손으로 가져갈 수 없다는 책임감도 있었다"며 "국민들께 국회 파행으로 법안 심사가 공전된 것에 대해 원내대표가 책임 있는 자세로 송구스러움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관해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사과와 우 원내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사과'로 못박은 뒤 "설 연휴에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원내대표간 쉬지 않았던 물밑 접촉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자평했다.

한편 문재인 정권 차원에서 시한을 못박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헌법 개정 관련 논의는 여전히 공전했다. 앞서 공개 회동에서 우 원내대표는 개헌 논의를 위한 5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다만 특별히 진척된 것은 없어 보인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며 논의할 것"이라며 "여기까지 말고는 얘기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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