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캐리 장관 매우 신임” 경질설 일축...캐리 장관에 홍콩 시위 대책 강화 주문
민주파 대 친중파 간 대립 격화...시민 간 충돌로 귀가 잘리는 등 5명이 부상을 입기도
11월2일 하루에만 200명 이상 체포...누적 체포인수 3200명 상회

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 4일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6월 홍콩 민주화 시위 발발 이래 처음으로 5일 상하이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중국 관영 매체인 CCTV가 전했다.

상하이에서 개최중인 수입 관련 박람회에 참석한 시 주석은 이날 캐리 장관과의 만남에서 “질서 회복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법에 근거해 폭력 활동을 처벌하는 것이 홍콩 시민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월31일 폐막한 중국 4중전회에서 홍콩 사태와 관련해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법제도와 집행을 확립한다”는 결의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해석된다.

캐리 장관에 대해서는 6일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당 서열 7위인 한정 부총리를 만날 것으로 전해져 홍콩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있었지만 시 주석은 “캐리 장관을 매우 신임하고 있다”며 “정세 안정을 위해 노력중”고 말해 캐리 장관의 경질설을 일축했다. 이는 캐리 장관에 대한 홍콩 시위대의 사퇴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시 주석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이날 만남에서 시 주석이 캐리 장관에게 홍콩 시위에 대한 대책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콩 민주화 시위는 격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파 대 친중파 간 대립이 눈에 띤다. 11월3일 시위에서는 한 친중파 시민이 홍콩 시내 번화가 쇼핑몰에서 ‘인간 고리’를 만드려던 시민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구의회 의원 남성이 이를 제지하다가 귀를 절단당하는 등 5명의 시민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는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안’(송환법) 도입에 반발해 6월 9일 주최측 추산 103만 명이 참가한 이래 매주 주말 시위가 22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경찰이 체포한 시위 참가자는 3200명을 넘어섰고, 지난 11월2일에는 하루에만 200명 이상의 시민이 연행됐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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