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원 행사에서 위헌정당 및 내란선동 판결받은 이석기 무죄 주장 나와
이재명 재임 당시 시작된 '제1회 저항예술제'..."박근혜 정부=mad government"
시 지원 받던 단체가 블랙리스트 파문 거세지자 "박근혜 정부가 예술계 탄압했다" 주장

출처 = SNS 캡처.

김일성 뱃지를 가슴에 붙이고 무대 위에 올라 파문이 일었던 성남 민예총의 문화행사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 의원의 내란사건을 '지록위마(指鹿爲馬)'라며 옹호하는 주장도 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대법원이 지난 2015년 1월 이 전 의원에게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9년 판결을 내린 이후의 활동들이어서 적절성 여부의 문제가 계속 불거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성남시가 이재명 전 성남시장 때부터 지역 예술단체에 예산을 지원해온 문화행사들의 정치적 편파성 문제도 재부각될 여지가 있다.

성남 민예총은 지난 2017년 7월 23일 오후 4시 30분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통일행사 '성남 까치의 통일아리랑'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선 성남 민예총 소속 예술인 100여 명이 공연하고,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민중연합당, 주민교회, 성남여성회 등 8개팀이 경연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는 올해로 25년째 이어오고 있는 성남 지역 행사라고 한다.

그런데 이날 장건 추진위원장이 “앞으로도 남북이 외세의 도움 없이 우리 민족끼리 평화적 통일을 이룰 때 까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지 말자”고 인사말을 전한 뒤 무대에 오른 문영심씨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사건을 무죄라고 주장했다.

문영심씨는 이 전 의원의 내란사건에 대한 진실을 자신의 저서인 『이카로스의 감옥』(출판사 말, 2016년)에 담았다면서 이 책에서 모티브를 얻은 '지록위마'라는 제목의 영화 역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문씨는 이날 청중들에게 적극적 관심과 후원을 요청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6월 열린 제27회 '성남 까치의 통일아리랑' 행사. 성남평화연대 주최, 성남시 후원임을 알 수 있다.

'성남 까치의 통일아리랑'은 올해에도 성남시 후원으로 개최됐다. 이 같이 지자체 예산으로 열리는 지역 문화 행사에서 내란선동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까지 받은 인물을 무죄로 주장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4년 12월 19일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했다. 대법원은 2015년 1월 22일 이 전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 최종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통합진보당 핵심 당원들에 대해서도 징역 3~5년과 자격정지 2~5년을 선고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쿠바의 좌파 운동가 체 게바라의 얼굴에 합성한 걸개 작업. (출처 = SNS 캡처)
2015년 이재명 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가 예산 지원한 '제1회 저항예술제' 장면. 박근혜 대통령을 쿠바의 좌파 운동가 체 게바라의 얼굴에 합성한 걸개 작업이다. (출처 = SNS 캡처)

이재명 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는 2015년 8월 성남 민예총이 주관한 '제1회 저항예술제' 장면.에 성남지역발전운영자금 7,000만원을 지원했다. 당시 예술제는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에서 22일, 23일 이틀간 열렸다. 이제영 성남시의원은 같은해 12월 "전국 예술가들이 모여 작품세계를 펼치고 교류하는 표현의 자유축제라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이를 넘어 특정 정당과 국가원수를 폄훼하고 모독할 목적으로 정치적 행사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공연자료를 근거로 제시한 이 의원은 대량 살포된 수배전단 형식의 전단지에 '미친 정부(mad government)'라는 표기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머리에 꽃을 달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 넣어진 점을 들었다. 시의원들은 정치편향적인 공연에 성남시가 지원을 해야하느냐고 비판했다.

성남시가 지원한 2015년 '제1회 저항예술제' 전단지 작업.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성남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으며 문화행사를 계속해온 성남 민예총은 지난 2016년에도 저항예술제를 열었다. 당시엔 박근혜 정부 말기의 탄핵정국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이 상당하던 시기였다. 이에 성남 민예총은 '2016 저항예술 컨퍼런스'를 열며 박근혜 정부의 예술분야 검열과 탄압을 규탄하는 저항예술 이론가 총회라고 홍보했다. 즉 기존까지의 공연과 작품 전시 위주의 예술제가 아닌 특강과 토론 위주의 행사로 기획한 것이다. 블랙리스트 파문이 거세지기 전까지 이재명 성남시장이 재임 중이던 해당 지자체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오던 성남시 예술가들이 박근혜 정부가 예술계를 탄압했다며 앞장선 셈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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