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위원 “조국 사태 때 소위 ‘권력 감시자’ 역할 스스로 포기...25년 역사에 오점 남겼다”
단체 출신들이 여권 핵심 인사돼...“親文 성향 보이는 건 전관예우인가?” 작심 비판
참여연대, 조국 비판한 김경율 징계 철회하고 사임처리하기로...내부선 김경율 지지하며 탈퇴문의 빗발쳐

김경율 참여연대 전
김경율 참여연대 전 집행위원장./연합뉴스

조혜경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이 ‘조국 사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좌파 성향 단체 참여연대가 자신들이 자처해왔던 소위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조 위원은 본인의 직위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한 상태다.

조 위원은 지난달 30일 참여연대 내부게시판에 ‘참여연대 지도부의 총 사퇴를 요구하며 참여연대를 떠납니다’는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참여연대 내부의 ‘조국 사태’는 권력을 불편하게 하는 감시자로서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었다”며 “참여연대가 관변 시민단체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자초한 것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국 사태’를 통해 참여연대는 25년 역사에 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시민단체의 정치적 행위가 특정 정권을 보호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중심을 잡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러던 중에 불거져 나온 ‘조국 사태’로 “그간의 힘겨운 중심잡기 노력을 모두 수포로 만들어버렸다”고 밝혔다. 해당 단체 출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을 정부 핵심 인사로 선출한 참여연대는 조국사태와 관련해 소위 ‘검찰개혁’ 노선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좌파 성향 단체들과 연합해 국회개혁을 명분으로 범(汎)여권 정당들이 원하는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나 국민소환제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조 위원은 “참여연대 출신 인사가 선출직이 아닌 권력의 중심부와 정권의 요직에 들어가는 사례가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처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참여연대가 자신의 방식대로 ‘전관예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개인적 좌절감에서 나온 것이며 지금까지도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침묵하는 지도부의 무책임함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저도 회원과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직을 모두 정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조국 사태’를 무대응으로 넘어가려는 참여연대의 존립 근거가 없다며 강하게 비판한 김경률(회계사) 전 집행위원장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고 사임 처리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10월 21일 김경율 회계사가 밝힌 대로 집행위원장직과 경제금융센터 소장직을 포함해 참여연대에서 맡고 있던 모든 직책에서 사임처리하고,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 (자신의 조 전 장관 비판)에 이견을 제기하는 이들을 오로지 권력을 좇는 자들로 폄훼한 것은 부적절한 행위였다”며 “참여연대는 ‘조국 비판’을 이유로 김경율 회계사를 ‘징계했다’거나, 조국 전 장관에 관한 의혹제기를 묵살했으며, 관련 증거를 은폐했다는 식으로 매도당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 전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투자사 WFM의 감사보고서를 근거로 주식 운용이 ‘전형적인 주가 조작 작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조 전 장관 부부는 ‘사모펀드’를 통해 수십억원의 자금을 챙겨 세탁한 뒤 비자금으로 빼돌렸다는 취지의 횡령 의혹도 제기했다. 참여연대 내부에선 김 전 위원장이 조 전 장관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준비했던 지도부를 규탄하는 등 탈퇴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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