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2월 北美정상회담 정해놓은 듯"→"와전됐다, 합리적 추론"...정보위 국정원 국감서 혼선
국감中 이혜훈 정보위원장 "12월로 잡아놓았단 건 와전됐다고 서훈 국정원장 선 그어" 간사단 브리핑 정정
앞서 여야 간사 "김정은 12월 미북정상회담 정해놨다고 국정원 파악...늦어도 12월 초 실무회담 있을 것" 전달
이혜훈 "北이 12월 정상회담 목표로 했다고 봐, '정상회담 잡아놨다'고 하면 천지차이...국정원 '추론'이라고만 해"
국정원, 북중수교 70주년 10월6일 계기로 김정은 연내 방중 협의 중인 걸로 파악..."연내 가능성 있다"
정보위 "TEL에 ICBM 싣고 간 뒤 일정지점서 발사대에 거치 후 발사, 양쪽 모순되지 않아" 부연설명
국정원 "김정은 연내 한국방문 가능성은 모른다" "김평일 駐체코 북한대사 교체돼 귀국 예정"

   자료사진=연합뉴스

국회 정보위원회가 4일 국가정보원 대상 국정감사 중간 "북한 김정은은 올해 12월 중 (미북) 정상회담을 정해놓은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고 브리핑했다가, 사후 "와전된 것"이라고 정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앞서 이날 오후 5시 무렵 국정원을 상대로 연 비공개 국정감사 도중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입장에서 12월 북미(北美)회담을 가정하면 적어도 11월에는 실무회담이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12월 정상회담을 정해놓은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50분을 다소 넘긴 시점,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북미정상회담을 12월로 잡아놓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와전된 것"이라며 "국정원은 늦어도 12월 초까지는 (미북간) 실무협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고 정정에 나섰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북한이 제시한 ‘올해 중 북미정상회담’ 목표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전인 12월까지는 (실무협상을) 합리적으로 추측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보고했다"며 "12월로 잡아놨다는 말은 와전된 것이라고 서훈 국정원장이 선을 그었다"고도 했다.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12월 미북정상회담은 북한의 목표라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겠느냐. 정상회담을 잡아놨다고 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라며 "회담이 잡혀 있다고 말하면 잘못된 것"이라고 확인을 거듭했다. 그는 "(12월 미북정상회담 추론에) 상당한 근거가 있을 것이긴 한데 (국정원이) 근거를 얘기하지 않고 본인들의 추론, 분석이라고만 얘기한다"며, '간사들이 왜 그렇게 브리핑했느냐'는 질문에는 "저한테 물어보시면 답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앞서 정보위 간사들은 미북 실무회담과 관련해 “지난 10월 5일 스톡홀름 실무접촉을 통해 장시간 상호 입장을 확인한 만큼 다시 한 번 만나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갈 시기가 된데다 김정은이 북미협상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제시한 바 있어 늦어도 12월 초까지는 실무협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원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김정은이 연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국정원은 북중수교 70주년 10월 6일을 계기로 김정은의 연내 방중 문제가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미실무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예상되는 3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중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고, 앞서 싱가포르 하노이 회담 전 (김정은이) 방중한 전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연내 방중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10월 김정은 방중을 예상했는데 안 간 이유는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국정원에서) 특별한 얘기 없었다"며 "12월 방중을 추론, 예상한다"고 답했다. 김정은의 연내 한국 방문 가능성에 대해선 국정원이 "모른다, 들은 정보가 없다"는 반응을 의원들에게 보였다고 한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북한이 개발하는 미사일은 우리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이동식 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밝혀 안보 기강해이 논란이 인 가운데, 국정원은 이날 북한의 ICBM 발사가 이동식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의원들의 질문에 직접 “북한의 ICBM은 이동식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위 간사 브리핑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에 ICBM을 싣고 일정한 지점에 발사대를 거치해 ICBM을 발사한다”며 “이것도 결국 이동식(발사대)라고 답변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ICBM과 관련해 아직은 고체연료 사용 단계까지는 성공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 미사일이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가고 있는데, 미사일 발사에서 고체 연료의 경우 사전 준비가 없어 우리나라에서 (연료준비를) 인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고체연료가 되면 우리나라에 굉장히 위협적인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국정원과 정의용 안보실장간 평가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는 김민기 의원이 "그렇다. 차이가 있다. '이동식 발사대에 ICBM 싣고 일정한 지점 가서 다시 발사대 거치를 하고 거기서 발사할 수 있다'고 정확하게 답변을 얻었다"고 했다.

이에 관해 이 위원장은 "TEL에서 ICBM을 발사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TEL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확정돼서 얘기한 게 아니고, 최근에는 TEL은 미사일 옮기는 데만 쓰고 장소까지 가면 거치대에 올려 놓고 쏜 것은 팩트"라며 "정 실장이 그 팩트를 얘기한 것이고, 국방정보본부는 'TEL에서 ICBM 발사할 능력을 갖춘 것 같다'는 평가를 했다. 두 개가 모순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2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시험 발사한 북극성 3형과 관련해 “탄두 탑재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신형 잠수함이 진수되면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정원은 “북한은 신포조선소에서 구형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을 대체하고 SLBM을 장착할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며 “전폭 약 7m, 전장 약 80m 규모로 추정되며, 공정이 마무리 단계여서 관련 동향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지난 7월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며 관련 사진을 대거 방출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진수하면 또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어 주시 중”이라며 “북극성 3형은 북극성 2형에 비해 탄두가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또한 “북극성 3형을 (잠수함이 아닌 신규 제작한 수중발사장비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국정원은 김정은의 삼촌이자 김정일의 이복 동생인 김평일 주체코 북한대사가 교체돼 곧 북한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김평일 대사가 조만간 교체돼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평일의 누나 김경진의 남편인 김광석 주오스트리아 북한대사도 교체돼 귀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재 의원은 김평일의 귀국 시점에 대해 “국정원으로부터 ‘아직 귀국을 하지는 않았으니 귀국할 것이다’라고 보고받았다”며 “현재 자리는 유지하고 있으나 내정이 된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의원은 김정은의 금강산 내 남한 시설 철거 명령을 내린 현장에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참여한 것에 대해 “대남 협박뿐 아니라 대미 협박용도 될 수 있다”고 국정원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폭파 이후 갱도 입구에 잔해들이 방치된 상태로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풍계리 경비부대 쪽은 지난 8~9월 태풍으로 도로, 교량 유실 등 피해가 커 복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양연희 한기호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