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문 커지자 공식 보도자료 통해 "사고 초기 촬영 않았다고 답변한 점 사과드린다"
"2일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한 점도 사과"
"해당 직원과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조사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
"향후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
"단독 보도 위해 영상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 아니다"
촬영 영상 중 핵심 부분을 독도경비대에 제공하지 않아 수색작업 차질준 데 대한 반성 없어
KBS 노조 핵심 관계자, "핵심 부분 숨기고 있다가 보도한 자체가 미친 것...제정신이 아니다" 비판
KBS, 3일 'KBS 뉴스 9' 통해 재차 해명 나서...공식 입장문과 같은 내용

지난달 10월 31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0월 31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 (사진=연합뉴스)

펜앤드마이크가 3일 새벽 KBS의 '소방헬기 독도 추락영상 고의적 미공개 의혹'에 대해 단독 보도한 가운데 KBS가 이날 오후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KBS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해당 직원과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하겠다. 향후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하겠다"고 했다.

KBS는 짧은 사과를 마치고 독도경비대 관계자의 주장처럼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사고 조사와 실종자 수색 과정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KBS는 "영상은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 위해 입도해 있던 본사 미디어송출부 소속 엔지니어가 심야에 돌발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가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촬영 사실을 알고 관련 화면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직원은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나 KBS 직원이 "촬영하지 않았다"면서 독도경비대에 제공하지 않은 영상이 7명의 목숨이 걸린 사고 수색과 직결되는 '헬기 이륙 영상'이란 점에서 KBS의 이같은 해명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KBS는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회사는 관련 사실을 인지한 후 해당 화면들을 다시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넘기도록 조치했다. 또 사고 발생 직후부터 독도 파노라마 카메라를 활용해 사고 수습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BS노동조합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KBS가 해당 보도를 내보낸 자체가 미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핵심 관계자는 "내부에서 확인한 팩트는 총 영상이 세 개 클립으로 돼있다는 것"이라며 "첫 번째 장면은 헬기가 출발하려고 날아오는 장면, 두 번째는 도착해 프로펠러가 돌고 있는 장면, 세 번째는 이륙 준비를 마치고 날아가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영상은 제공했다. (그러나) 세 번째 영상은 KBS에서 (독도경비대 측에) 제공하지 않았다"며 "(헬기가) 이륙하는 영상이 있어야 이륙 방향이라든지, 헬기 외관상 문제가 있는 부분을 찾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고, 헬기가 이륙하는 모션을 보고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햇다.

핵심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그런데) 이걸 가지고 숨기고 있다가 보도한 게 너무 바보 같은 짓"이라며 "이 영상을 남겨놨다가 9시 뉴스 첫 뉴스로 보도를 하나? 이건 미친 것이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개탄했다.

KBS는 이날 'KBS 뉴스 9'을 통해 다시 한번 해명에 나섰다. 뉴스 진행자는 "어제 9시 뉴스에서 보도해드린 독도 사고 헬기의 영상과 관련해 KBS 직원이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이 없다고 거짓말했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KBS 자체 조사 결과 시설물 점검을 방문한 본사 기술인력이 헬기의 영상을 본인 휴대 전화로 찍었고, 헬기 진행 방향과는 무관하다는 이유 등으로 일부를 누락한 채 독도경비대에 제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KBS는 사흘 째인 어제 오후에야 해당 영상의 존재를 알게 돼 보도했고, 영상을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모두 넘기도록 조치했다"면서 "회사가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다만 해당 직원이 동의 없이 촬영하고 일부 영상을 누락해 제공한 점, 어제 보도 과정에서 이를 확인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다음은 '독도 헬기 동영상' 논란 관련 KBS 측 공식 입장 전문(全文).

'독도 헬기 동영상'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밝힙니다.

아울러 회사 직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KBS가 어제 9시 뉴스에서 보도한 독도헬기 사고 관련 영상과 관련해 독도경비대 관계자가 '헬기진행방향 영상을 촬영하고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이후 댓글은 내려졌지만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어 회사는 해당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영상은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위해 입도해있던 본사 미디어송출부 소속 엔지니어가 심야에 돌발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가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촬영 사실을 알고 관련 화면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직원은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어 독도경비대는 헬기진행 방향 등이 담긴 화면을 제공해달라고 추가 요청했으나 해당 직원은 헬기 이착륙장 촬영의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진행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생각해 추가 화면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직원은 특히 사고 직후에 수색대와 함께 사고지점을 손전등으로 비추는 등 수습에 동참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중입니다.

회사는 사고 사흘째인 어제 오후 이 직원이 관련화면이 있음을 부장에게 보고하면서 관련 사실을 인지하게 됐으며 9시뉴스를 통해 전 화면을 활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 직후 독도경비대 관계자가 '헬기 진행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단독보도를 위한 것이었나?'는 취지의 댓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지만 헬기진행 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 댓글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회사는 관련 사실을 인지한 후 해당 화면들은 다시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모두 넘기도록 조치했습니다.

회사는 또한 사고 발생 직후부터 유관부서의 요청에 따라 독도 파노라마 카메라를 활용해 사고 수습과정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드립니다.

그러나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회사는 해당  직원과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드리겠으며 향후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