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좌편향 논란'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특별전, "오세창 글씨는 인쇄본" 위작 시비까지 불거져
[단독] '좌편향 논란'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특별전, "오세창 글씨는 인쇄본" 위작 시비까지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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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에 출품된 오세창 작품 진위에 문제제기
미술평론가 황정수 "한용운 작품은 양지에 확대 복사, 오세창 작품은 한지에 석판 인쇄"
"기념비적인 대규모 전시에서 인쇄본조차 구분해내지 못했나?"
논란의 오세창 작품, 지난 8월 만해기념관 전시에서도 출품돼
진품 구하기 어렵지 않은데도..."국립현대미술관이 문제작을 진품으로 인정한 셈"
현 정권 촛불코드 맞추려 위정척사와 1980년대 민주화 투쟁만 강조하더니 진위 문제까지 불거져
위창 오세창의 친필로 소개됐으나 진위 문제가 불거진 논란의 작품 (출처 = SNS 캡처)
위창 오세창의 친필로 소개됐으나 진위 문제가 불거진 논란의 작품, '正義人道' (출처 = SNS 캡처).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소개한 작품이 위작 논란에 휩싸였다. 문재인 정권의 촛불코드에 맞추려 지난 백 년 동안의 한국미술사를 ‘광장’이라는 주제로 종합한 이번 전시는 반(反)외세 위정척사 운동과 1980년대 민중미술만을 과도하게 부각하면서 파문이 일었던 바 있다. 그런데 전시 구성 뿐 아니라 소개된 일부 작품에 대해서까지 위작 시비가 불거진 것이다.

미술평론가 황정수씨는 지난 2일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국공립기관 관계자들이 위작(僞作)에 대한 문제제기를 소홀하게 처리한다면서 위창 오세창과 만해 한용운의 서예 작품이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황씨에 따르면 이번 특별전에서 오세창과 한용운의 작품은 인쇄본이다. 진품 위에 종이를 놓고 윤곽을 베껴 그린 뒤 속을 먹으로 채웠거나, 옆에 진품을 놓고 따라 쓴 임모(臨摹)작도 아닌 석판 인쇄본이라는 것이다. 황씨는 한용운은 양지에 확대 복사이고, 오세창은 한지에 석판 인쇄라고 밝혔다.

일반인들은 먹으로 된 글씨와 석판 인쇄로 찍힌 글씨를 대번에 구분하기 어렵지만 전통 서화(書畵)에 밝은 감식가 대다수는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미술계 인사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근현대 서화작품에 대한 진위판정을 누구에게, 어떻게 받게 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5일에도 황씨는 전시장을 찾아 논란의 작품들을 실견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한국 최고의 미술관에서 꼭 있어야만 하는 작품도 아닌데, 굳이 ‘인쇄본’을 전시하는 것은 옳은 일인가 생각해본다”며 “기념비적인 대규모 전시에서 인쇄본조차 구분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전시의 총체적 난국이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제는 황씨가 인쇄본이라며 위작 문제를 제기한 오세창의 친필 작품들은 고미술계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데도 국내 최고 권위의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논란의 작품을 전시했다는 것이다.

황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오세창의 작품, '정의인도(正義人道)'가 왜 인쇄본이냐며 누차 반문하자 결국 지난 2일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했다. 이번 특별전에서 전시된 오세창 작품은 지난 8월 경기도 성남시 남한산성 만해기념관에서 열린 “독립운동가의 친필 소장품 스토리展”에 출품된 것이다. 당시 전시는 단재 신채호의 먼 친척인 화산 신일호 선생이 1931년 단재 선생이 복역하고 있던 중국 여순 교도소를 찾으면서 받게 된 여러 독립운동 지사들의 친필 유묵 여러 점을 처음 공개하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당시에도 해당 전시의 작품들에 대해 진위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에서 그대로 친필 작품으로 전시된 것이다.

고미술계 사정에 두루 밝은 한 인사는 이처럼 진위 논란이 제기된 오세창 작품이 만해기념관 전시 직후 곧바로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에 걸리게 된 경위에 의문을 보이며 “진품이라고 공인된 오세창 작품을 찾기 어렵지 않은데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위작 시비가 뻔히 제기될 문제작을 사실상 진품으로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특별전 '광장'은 지난 2016년 박근혜 퇴진 집회부터 구한말 위정척사 의병 운동에 이르기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다루며 산업화와 현대화를 평가절하하고 위정척사와 1980년대 민주화투쟁만 강조하려는 전시 구성으로 비판받았다. 현 정부가 공모 절차를 물러가면서까지 무리해서 앉힌 민중미술 이론가 출신의 윤범모 관장 체제가 1980년대 민중미술을 독보적인 것으로 소개하고, 구한말의 근현대 서화작품의 경우엔 의병운동과 독립운동을 한 인물들의 작품만을 편파적으로 전시했다.

한편 위창 오세창(葦滄 吳世昌, 1864~1953)은 조선 말기의 역관(譯官)이자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인 역매 오경석(亦梅 吳慶錫, 1931~1879) 아들로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을 실질적 주도하기도 한 당대 제일의 서예가다. 전서(篆書)를 비롯한 옛 서체를 특히 잘 써서 명성이 높았다. 당대 주요 인사들과 폭넓게 교유하면서 숱하게 많은 글씨들을 남겼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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