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대 최악의 靑, '무거운 책임감' 말뿐 책임지는 자 1명도 없다...인사개편하라"
바른미래 "국민 경제적 고통 실태 외면, 北 편만 드는 안보포기...靑 누구 편인가?"
汎與진영 박지원조차 "비서실은 대통령 얼굴, 당신들 답변태도는 대통령께 잘못"

지난 11월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모여서 대화하는 (왼쪽부터)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비서관, 노영민 비서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참모진의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서의 답변 태도를 두고 야권에선 "오만방자하고 무례한 집단", "무사안일·천하태평에 분노", "당신들이 모시는 대통령께 잘못" 등 냉랭한 반응이 잇따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감 이튿날인 2일 김현아 원내대변인 논평 2건을 연달아 내 "청와대가 국민과 국회 위에 군림하는 기관인가"라며 "문재인 정권 청와대가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한 집단인 걸 알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오만방자하고 무례한 집단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규탄했다.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북한발(發) 안보위협을 무조건 부정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추궁하는 질의 도중 끼어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똑바로 하라'고 고성으로 압박을 받는 등 직접 갈등의 당사자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운영위 국감 내내 거짓 변명과 훈계로 일관하더니 급기야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국회의원의 질의에 강기정 정무수석이 고성과 호통을 치는 상상할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어이없는 패악질을 저질렀다"며 "그것도 정식 답변자리도 아니고 배석자리에 앉아 저지른 행동이었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강 수석을 거듭 겨눠 "국민을 대신한 야당의 목소리를 대통령에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할 정무수석이 경청하는 자세는 없고 오만과 독선, 편협과 기고만장뿐"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이를 말려야 할 노영민 비서실장은 오히려 함께 소리를 지르며 가세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방관했다"며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명감 보다는 청와대라는 권력에 취해 국민과 국회 위에 군림하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선 '역대 최악의 청와대'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지난 11월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대통령비서실 참모진을 향해 질의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김 원내대변인은 두번째 논평에선 다른 참모진들도 겨눠 "정의용 안보실장은 '북한 미사일이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 심지어 '문 대통령이 장례를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한 다음에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친절한 해명'으로 북한을 두둔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호승 경제수석은 경제수장으로서 당연히 숙지하고 있어야 할 기초적인 수치도 답변을 못하고 쩔쩔맸다. 수치를 모르는 건지 도저히 말할 수 없는 것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으나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으니 안보는 안 보이고, 경제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외숙 인사수석은 조국 전 장관 인사검증을 했냐는 질문에 엉뚱한 '절차' 타령만 하며 답변을 거부했고, 인사검증을 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김조원 현) 민정수석은 아예 출석하지도 않았다"고 짚었다.

그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편파적으로 운영되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근거 법률'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지 말라는 법률적 근거 규정이 없으면 뭐든지 해도 괜찮다'는 믿기 힘든 답변을 했다"고 지목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런 참모들을 데리고 국정을 이끌고 있으니 되는 일이 있을 리 없다. 대통령의 고충이 이해가 된다"고 비꼬았다. 이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정작 책임지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오만하고 무능한 인사들을 참모로 두고 있는 문 대통령에 '무거운 연민'을 느낀다"면서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제대로 된 국정수행을 위해서는 먼저 청와대 비서실의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진=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캡처

바른미래당도 같은날 김수민 원내대변인의 <청와대의 천하태평> 논평을 통해 "운영위 국감에서 드러난 청와대의 무사안일, 천하태평의 인식과 태도에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며 "그들이 말해왔던 촛불정신이 결국 천하태평으로 귀결된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노영민 비서실장의 '(2년 반 동안 국정을 잘못한 부분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는 대답의 의미는 '국정이 잘 돌아가고 있다' '민생경제도 아무 문제없다'는 뜻이다. (조국 사태 당시에도) '국론분열 없다'는 문 대통령의 진단과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비서실장의 '전쟁 위협을 제거했다'는 발언이나 정 안보실장의 '북한 미사일 위협적이지 않다'는 대답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는 무사안일의 전형"이라며 "안보포기 선언"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모르고 있다면 집주인이 자기 집 번지수도 모른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의 실태와 현주소도 전혀 모르고 있다",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우리도 하는 짓'이라며 북한 편만 들고 있으니 청와대가 누구 편에 서 있는 것인지조차 모를 일"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적어도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들이라면 대통령을 대신해 국민의 부름을 받아 국회에 참석한 사람들"이라고 상기시키며 "대통령 또한 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나라는 위기고, 국민은 불안하다"고 개탄했다.

사진=박지원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캡처

범(汎)여권에서도 청와대 참모진을 향한 쓴소리가 나왔다. 민주평화당에서 분화된 대안신당(가칭) 측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출은 11개월째 감소, 경제는 추락하고 있다",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북미실무회담도 남북관계 개선의 기미도 안 보인다", "지방 소도시와 농어촌은 정말로 말도 못한다. 진짜 와보세요"라고 현실인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운영위 국감을 보고 이렇게 무능한 여·야당을 가져 본 정치사가 있었을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서실은 대통령 얼굴이고 입이다. 비서실의 답변태도는 당신들이 모시는 대통령께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한국당도 그렇게 막무가내 막말로 대통령을 공격하면 금도도 아니지만 그래서 지지도가 하락한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민주당에 "민주당도 기왕 싸우려면 비서실에 맡기지 말고 대신 싸워줘야 한다. 비서실에서 소릴 지르지 않게 대리전이라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제 정쟁 그만합시다"라며 "비서실, 민주당, 한국당, 정치권 모두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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