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은 양자회담 없는 태국행, 文의장은 日정계 만남없는 일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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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내외(왼쪽)와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의 이전 출국 당시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3일 각자의 외교일정을 위해 출국했다. 다만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은 별도의 양자 회담 일정을 잡지 않았고, 제6차 주요20개국(G20) 의회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도쿄를 방문하는 문희상 의장은 일본 정계 주요인사들과의 만남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일정을 소화한다. 그의 태국 방문은 지난 9월 미얀마·라오스와 함께 동남아 순방을 다녀온 지 두달 만이다. 이번 정상회의에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참석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들 국가와 양자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등 일각에선 '다자회의 석상에서 아베 총리 등과 조우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태국 방문 취지는 이달 25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참석 대상인 아세안 국가 정상들에게 마지막으로 환기하는 것이 정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모친상을 치르는 가운데에서도 이번 태국 방문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삼우제(장례 후 사흘째 지내는 제사)인 전날(2일)에도 태국 일정을 준비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딸 부부가 지난해 7월 급작스럽게 이주한 체류지가 태국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태국행(行)에 관심을 보여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3일 오전 태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헬기에서 내리던 중 발을 헛디디자, 경호원이 부축하고자 다가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도착 첫날 일정으로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이 마련한 갈라 만찬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에게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방문 이틀차인 4일에는 오전 중 아세안과 한국·일본·중국이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후 '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한 특별 오찬에 참석한다. 오찬에는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국가 정상들과 함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설명함으로써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4일 오후에는 아세안과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린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주요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한 정부 입장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NSC)보좌관이 특사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같은날 마지막 일정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5일 귀국한다.

한편 문희상 의장은 이날 3박4일 일정으로 G20 의회정상회의 참석차 도쿄로 향했다. 문 의장은 당초 방일 기간 중 일본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만나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자신의 지난 2월 '전쟁 주범 아들인 일왕(日王)이 위안부 문제 사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산토 아키코 일본 참의원 의장과의 관계부터 틀어지면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은 앞서 지난 6월 서울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를 만나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했지만 일측은 이를 공식적인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9월 하순 산토 참의원 의장으로부터 구두 항의가 있었고, 문 의장은 지난 10월 중 서한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산토 의장 측이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반송하면서 '발언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까지 보내오자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의장은 오는 4일 G20 의회정상회의 참석과 5일 와세다대학교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복원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진행하는 특별강연 등 예정된 공식 일정은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회 측은 2일 보도참고자료에서 "문 의장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서 일본 측과 약속한 행사를 취소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었다. 다만 문 의장은 이번 방일에 동행키로 한 여야 의원단의 일정도 취소했고, 순방단의 규모도 최소 실무 인원으로만 재구성토록 측근들에게 지시했다고 국회는 전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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