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국감서 靑노영민 "현 정권 가장 잘한 일은 전쟁위협 제거" 정의용 "北미사일 안보위협 안된다"
盧 "가장 잘못한일? 언뜻 안 떠올라" 자평도...鄭 "우리도 北 못지않게 미사일 실험 중" 동문서답
鄭안보실장, 한일GSOMIA에 "美 (연장)희망해도 주권문제, 日 조치 보면 절대 연장 못해" 단언까지
'文대통령 모친상 중에 미사일도발 결례' 與의원 질의에조차 "靑 복귀하신 다음 쐈다"며 北 두둔
靑 "남북간 군사긴장 고조 행위 전혀 식별 안됐다" 업무보고...나경원 "이런 보고 받아서 뭐하냐"

11월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중에 올해만 12번째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을 자행하고 선전에 나섰는데도, 1일 청와대 핵심부는 문재인 정권 2년 반 동안 한반도 전쟁위협이 "현저히 감소한 게 틀림없다"거나 "제거"됐다고 강변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정책과 가장 잘못한 정책을 꼽아달라'는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의 질의에 "가장 잘한 것이라면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협을 제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장 잘못했다라고 한다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조배숙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경제를 가장 잘못했다고 한다. 두번째가 인사"라며 "이를 모른다고 하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자료사진=연합뉴스)

노영민 실장의 '한반도 전쟁위협 제거' 주장에 대해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질의에서 "전쟁위협이 제거된 것이 맞느냐. 어떻게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유섭 의원은 "북한이 전쟁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는 것이다. 선의에 기대야 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가 아니다"고 추궁했다. "우리는 핵무기 없는 평화공존을 원하는 것이지, 북한은 핵무기가 있고 우리는 없는데 이것이 어떻게 '전쟁위협이 제거'된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의용 실장은 이에 "북한이 함부로 전쟁을 일으킬 상황이 절대 아니다"면서 "전쟁위협이 현저히 감소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노 실장의 역성을 들었다. '북한이 정상·보통 국가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는 "북한이 정상적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저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정 실장은 앞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라고 자칭한 도발 관련 대응태세를 묻자 "상세히 밝힐 수 없지만 북한 못지않게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고 있다"거나,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안이한 인식을 드러냈다. '대통령 상중에 이런 발사 시험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냐'는 질문에 정 실장은 "(대통령이) 어제 오후 장례 절차를 마치시고 청와대로 사실상 복귀하신 다음에 발사가 됐다"며 사실상 북측을 두둔했다.

정 실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기 초 '한국이 동맹 중 최악이다, 미국을 제일 많이 벗겨 먹는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관계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발언한 내용"이라며 "그 당시 한미동맹 관계와 현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연신 깎아내린 뒤, "최근 발언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또 미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복원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미국 정부의 희망은 저희한테 전달해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소미아는 우리가 주권을 가지고 결정할 문제로 일본이 취한 조치를 보면 절대 연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해선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하며 한편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1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비서실 측에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1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비서실 측에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운영위 국감 초입에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노 실장과 정 실장의 업무보고에서 지난달 31일 북측의 미사일 도발은 거론조차 하지 않고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전혀 식별되지 않았다"고 일방적 주장만 내놓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가 무장해제된 것이지 무슨 긴장완화가 됐느냐. 주요 업무현황도 보시라. 최근에 (북한군이 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이스칸다르급 미사일, 그리고 어제 초대형 방사포 실험 등에 대해서 전혀 내용이 없다. 계속 '평화' 그것만 이야기하신다"며 "'어제 초대형 방사포 발사실험이 성공했다'고 오늘 북한이 발표를 했다면 적어도 오늘 업무보고에 (북측이) 올해 12차례 도발한 것에 대해서 언급을 해야 할 것 아니냐. 이런 업무보고를 저희가 받아서 뭐하느냐. 이거(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해주시고, 일단 현안인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서도 간단히 보고자료를 만들어서 보고해달라"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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