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손가락 절단 부상자 태우고 복귀하던 중 추락...이륙한 지 2분만에 해상에 떨어져
공군 지원 받아 조명탄 쏘며 밤새 수색했지만 날 어둡고 수심 깊어 진척 못 내
수심 72미터 아래 헬기 있는 듯...장비 27대, 인원 522명 구조수색에 투입된 상황
기상 악화로 잠수사들은 배에서 대기하는 상태...기체 보이면 즉시 투입될 예정

1일 새벽 독도 인근 해상에서 전날 추락한 소방헬기와 탑승인원을 찾는 구조수색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연합뉴스
1일 새벽 독도 인근 해상에서 전날 추락한 소방헬기와 탑승인원을 찾는 구조수색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경북소방본부=연합뉴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 등을 태우고 복귀하던 소방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밤샘 수색작업을 전개했지만 1일 오후 2시까지 헬기 기체나 탑승자 7명을 찾지 못한 상태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26분 독도로부터 서남쪽 방향 200~300미터 지점 해상에서 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 유로콥터 EC225(28인용) 1대가 추락했다. 독도에서 이륙한 뒤 3~4분 만에 벌어진 사고였다. 헬기는 홍게를 잡던 윤모(50)씨가 조업 중 엄지손가락이 그물망에 걸려 절단됐다는 신고를 받고 독도로 이동한 뒤 해당 환자 등을 싣고 오후 11시 22분 복귀에 나선 참이었다.

헬기에는 기장 김모(46)씨와 부기장 이모(39)씨, 정비사 서모(45)씨, 구조대원 배모(31)씨, 구급대원 박모(여·29)씨 등 소방대원 5명과 환자 윤씨, 동료 선원 박모(26)씨가 타고 있었다.

구조 요청은 헬기 추락을 목격한 신정범 독도경비대장에 의해 즉시 이뤄졌다. 신 경비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헬기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지다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바다에 추락했다”면서 “폭발이나 불꽃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독도 인근 해상서 추락한 헬기 기종./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0시 05분 야간 수색작업에 돌입했다. 공군의 지원을 받아 조명탄을 상공에 띄우고 사고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헬기 13대와 해경 함정 2척, 해군 함정 1척, 구조보트 1척 등 장비를 급파해 야간 수색작업을 펼쳤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오전 2시에는 만일에 대비해 응급의료소를 울릉도에 설치했다.

소방당국은 1차 수색을 마친 오전 경북 포항남부소방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까지 헬기와 실종자 7명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쳐 구조에 집중하고 차후 사고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동이 튼 오전 8시 30분쯤에는 헬기 초계기 8대와 경비함정, 해군 함정, 민간 선박 등 19척의 선박 그리고 수색인원 522명이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 그러나 해경의 어뢰탐지기 조사 결과 헬기 추락 지점의 수심이 72m에 달하는 만큼 날이 밝아진 오후에도 헬기 기체나 실종자들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당국은 수중수색을 위해 수심 60m 이상 들어가 헤엄칠 수 있는 심해잠수사 31명을 포함한 해경·해군 등의 잠수대원 84명을 해역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독도 인근의 기상 악화로 파고가 1.5~3m로 치솟고 물결이 거세 잠수사의 직접 수색은 난항을 겪고 있다. 잠수사들은 배에 탑승한 채 주변에서 대기하다가 기체가 보이면 즉시 투입될 예정이다.

1일 독도 인근 바다에서 중앙특수구조단이 추락한 헬기를 수색하기 위해 잠수를 준비하고 있다./동해지방해양경찰청=연합뉴스

오후 4시 동해지방해양경찰청 브리핑에 따르면 해경 특수 심해잠수부가 오후 2시 25분쯤 독도 남서방 600m 지점 수심 72m에서 기체의 신호를 포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기체 부근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해 해경이 확인하고 있다. 헬기는 초동 브리핑 당시 독도 남쪽 200~300m 지점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밤 사이 물살에 떠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2일 현재까지 수색당국이 발견한 실종자 추정 시신은 총 3구다. 독도 인근에 추락한 헬기의 탑승자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이날 일오후 수색당국은 수중수색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헬기 탑승자로 추정되는 시신 2구 헬기 동체 밖에서 발견했다. 전날 오후 2시쯤 발견한 시신 1구를 포함하면 총 3로, 1구는 외부에 2구는 내부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3구의 시신은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잠수사가 직접 물 속에 들어가 꺼내는 방식으로 인양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는 청해진함을 퐇마해 해군함정 5척과 해경 함정 5척, 관공선 5척 그리고 어선 3척 등 18척이 독도 남쪽 약 37㎞ 폭을 10개 구역으로 나눠 수중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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