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타인권리행사 방해, 건조물 침입, 부정청탁법 위반"
"난 개최지 강원 지역구인데도 '게스트 패스' 구경도 못했다"
"서울시장 나온다는 사람이…죄송한데 억울? 정치인 실격"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춘천시·재선)이 19일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선수에게 출입통제구역까지 따라붙어 '응원 인증샷'을 남겨 물의를 빚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한 즉각적으로 형사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죄명이 무려 네 가지나 된다. 업무방해 직권남용, 공무원의 타인권리행사 방해, 건조물 침입,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수수금지법) 위반까지. 이런 상황"이라고 조목조목 짚었다.

김 의원은 "본인(박영선 의원)은 변명도 아닌 변명을 하고 있다"며 "도저히 참을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의원의 해명 내용에 관해 "'거기(경기장)에 갔더니 봅슬레이 스켈레톤 회장이 안내해서 들어갔다'(는 것)"이라며 "그 회장이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아니다. 그 회장 혼자만 들어갈 수 있는 것이지 (외부인) 누가 들어갈 상황이 아니다. 그 회장이 박 의원이 누군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도대체 무슨 짓을 해서 가서 그런 곳에 얼굴을 들이밀 생각을 하는 건가. 그게 다 '위계의 위력'"이라며 "오죽하면 IOC (평창올림픽) 조직위에서 보도자료를 냈다. '앞으로는 경기장 시설물 출입통제를 확실히 하겠다', 이 정도면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하다 이런 사람이 들어왔는지 IOC도 모르다가 뒤늦게 통제하겠다고 나온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박영선 의원이 지난 16일 윤성빈 선수의 스켈레톤 경기가 펼쳐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극히 제한된 인원만 출입이 가능한 결승선 라인(피니시 라인)에 출입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악용해 들어갔다는 논란이 제기됐다.(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박영선 의원이 지난 16일 윤성빈 선수의 스켈레톤 경기가 펼쳐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극히 제한된 인원만 출입이 가능한 결승선 라인(피니시 라인)에 출입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악용해 들어갔다는 논란이 제기됐다.(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거기에 또 어떻게 들어갔나 했더니, 처음에는 '표를 사서 갔다'고 보도가 나오다가 '게스트 초청 패스(입장권)'? 그건 또 뭔가. 저도 개최지인 강원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데 구경도 못 해봤다"며 "스켈레톤 관중석 들어가는 것만 10만원이라는데 이 대단하신 의원님은 게스트 패스라고 해서 그걸 하루종일 달고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는 데 이건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 이것도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날 해맑게 웃으며 (윤성빈 선수와) 사진 찍었는데 멋진 롱패딩을 입고 있더라. 그것도 국가대표나 감독 관계자가 돼야 입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건 또 어디서 난 것이냐. 그것도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설날 아침에 비인기 종목에 사람이 없을까봐 응원해주기 위해서 갔다'는 변명은 정말 가관이다. 윤 선수가 세계랭킹 1위다. 알 만한 사람들은 그날 어떻게든 금메달 따야지 하면서 가슴 졸이면서 봤다"며 "설 아침부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고 있을 때 TV에 얼굴 한 번 더 나오려고,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나온다는 사람이 출입금지구역에 밀고 들어간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변명다운 변명을 했으면 좋겠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해야지), 그런데 뭐 '죄송하고 속상하다'는 뭔가. 죄송하고 억울하다는 건가"라며 허탈한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기만 하든지 억울하기만 하든지 둘 중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며 "정말 속상한 건 저도 속상하고 우리 국민들도 속상하다. 올림픽 선수가 금 밟으면 실격된다. 이런 정치인도 실격돼야 한다. 아웃(OUT)이다"고 발언을 마쳤다.

한편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박 의원을 겨냥 "윤 선수의 올인 장면에서 전세계인이 보는 그 화면에 자기 얼굴 한 번 비춰보고자 하는 볼성사나운 모습이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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