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열 부장판사, 조권 구속영장 발부...검찰, 명재권 판사가 기각한 영장 재청구해 구속 성공
신 판사 “조권 범죄혐의 및 구속사유 관련 자료 종합하면 구속 필요성 인정돼”
지난 구속영장 기각 후 검찰이 조권에 추가한 3개 혐의가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
지난 심사 때 명재권 판사가 거론한 조권의 ‘건강문제’...이번 구속 사유에 전혀 언급 안 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에서 채용 비리와 위장 소송 등을 저지른 의혹을 받는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 씨가 3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에서 채용 비리와 위장 소송 등을 저지른 의혹을 받는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 씨가 3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권씨가 31일 밤 늦게 구속됐다.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씨에 이어 동생 조권 씨도 구속되면서 ‘일가족 공모 범죄’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으며 소환 조사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열(47·사법연수원26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조씨에 대해 웅동학원 허위소송과 채용비리 그리고 위장이혼 등 6개 혐의를 적용해지난 30일 청구한 구속영장을 31일 오후 11시 40분쯤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결과를 기다리던 조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즉시 경기도 의왕의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신 부장판사는 “종전 구속영장청구 전후의 수사 진행 경과와 추가된 범죄혐의 및 구속사유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조씨는 법인 사무국장 재직 중(2016~2017년) 교사 채용을 대가로 지원자 2명의 부모에게서 총 2억 1천만원을 상납받고 채용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유출해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공사업체 고려시티개발을 운영하면서 허위공사를 통해 웅동학원으로부터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한 뒤 지난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52억원을 타낸 배임 혐의도 받는다. 현재 52억원의 채무금액은 연이자 24%로 100억원대에 달한다.

또한 검찰은 조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강제집행면탈과 범인도피, 업무방해 혐의를 영장에 추가 적시했는데 강제집행면탈은 조씨의 소송 후 웅동학원이 진 빚과 관련돼 있다. 조씨는 소송에서 얻은 채권을 아내에게 넘긴 뒤 2009년 이혼했다. 그리고 기술보증기금이 웅동학원의 128억원대 채무를 대신 갚으면서 조씨는 연대 채무를 지게 됐다. 그러나 20년 넘게 조씨를 포함 일가족은 이 채권을 인수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강제집행을 피해왔다. 검찰은 조씨가 위장이혼을 통해 캠코의 채권추심을 고의로 피한 것으로 보고 강제집행면탈을 새로 적용했다.

앞서 신 부장판사 심리로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영장실질심사는 6시간 정도 진행된 뒤 오후 4시 40분쯤 끝났다. 검찰은 4명을 투입해 조씨의 웅동학원 허위소송과 채용비리 등 혐의를 지적하면서 프레젠테이션(PPT)를 통해 조씨의 건강 상태가 본인 주장만큼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씨가 입원했던 부산의 한 병원에선 지난 7일 검찰에 조씨가 병원 안을 활보하는 폐쇄회로(CC)TV 녹화본과 수술할 정도가 아니라는 의사 소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반면 조씨 측 변호인 2명은 조씨의 채용비리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수수금액과 방식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허위소송과 위장이혼, 강제채무면탈 등 대부분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장판사는 2시간가량 조씨를 직접 심문했으며 개별 혐의에 대한 질의뿐 아니라 건강 상태에 대한 조씨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이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건강 문제를 직접 호소했다고 한다.

신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7시간 넘게 검찰 수사 기록을 다시 검토한 뒤 조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의 범죄 혐의가 명확한 데다 조씨 측이 주장하는 건강상 문제도 수감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조씨는 1차 영장실질심사에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로부터 ‘건강 상태’ 이유로 구속 영장이 기각된 후 본인의 허리 디스크 수술의 필요성을 입증해 줄 병원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검찰의 영장 재청구에 대비해 어떻게든 수술을 받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경심씨에 이어 조권씨도 구속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일가족 공모 범죄의 몸통인 조 전 장관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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