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월2일 '북극성-3형' SLBM 발사 이후 29일 만에 또 도발...日은 탄도미사일 추정
고도 90km로 최대거리 370km 비행...한미 軍당국 추가 제원 분석중
文대통령 모친 故 강한옥 여사 별세 계기 '김정은 조의문' 전달 직후 자행된 발사체 도발
軍, 北에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 도움 안돼, 즉각 중단 촉구" 허술한 경고
靑은 NSC상임위 개최 도중 北 발사체 도발 소식 들어...또 "강한 우려"뿐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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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후 4시 35분과 38분 북한군이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체를 2발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또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70 km, 고도는 약 90 km로 탐지됐으며, 추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 육상에서 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 미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아닌 초대형 방사포나 신형 전술 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군은 지난달 10일 오전 이른바 '신형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쐈으나, 한 발은 내륙에 낙하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 도발은 지난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지 29일 만에 발생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이번까지 12번째 단거리 발사체 및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5월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5월 4·9일, 7월25일, 8월6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7월31일, 8월2일),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8월10일·16일), 초대형 방사포(8월24일, 9월10일) 등 단거리 발사체 4종을 잇따라 발사했다. 추가로 SLBM 도발에 이날 발사체까지 올해만 12번째 도발을 자행하면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같은날 오후 4시40분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항행 경보를 발표하고 인근을 항해 중인 선박에 향후의 정보를 주시할 것을 촉구했다. 일 방위성에 따르면, 이날 북한에서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물체가 발사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북측에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대북 경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한 도중 북한의 발사체 도발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대책을 논의한 결과 청와대는 "NSC는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며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강한 우려"는 '문재인 청와대'가 북측의 탄도미사일 등 발사체 도발 때마다 상투적으로 써 온 표현이다.

한편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최근 미 정찰기들이 잇달아 주일 미군기지에 투입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바 있다. 이번 발사체 도발은 북한 3대 독재자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별세한 다음날(30일) 판문점을 통해 조의문을 전달한 것으로 이날 알려진 직후 이뤄진 것이기도 해, 남북관계 경색 징후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 NSC 상임위원들은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NSC는 당초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됐으며 북한의 발사 소식에 길어지면서 오후 7시가 넘어서야 회의 결과가 발표됐다. 청와대는 북한의 금강산내 남측 시설 철거 요구에 대해선 "상임위원들은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한 상황을 점검하고,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의 이행과 우리 기업의 재산권 보호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알렸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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