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미북실무 협상 재개 어려울 것”
“탄핵국면 트럼프, 김정은과의 또 다른 만남 결정 어려울 것”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연합뉴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 11월까지 미북관계가 현상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문제를 해결했다고 믿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이 중단된 현재 상태가 계속되기를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 결렬 후 ‘올해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내놓으라며 미국을 압박하는 북한의 잇단 성명에도 미국이 이렇다 할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을 이 같은 이유이라고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과연 언제까지 실험 중단 상태를 유지할지가 문제”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에 의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이러한 관계가 긴장을 유발하거나 미북대화를 종결시킬 북한의 도발을 막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북한은 이러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김영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과의 개인적 관계에 의존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VOA에 “북한문제와 같은 이슈들은 트위터나 대외적인 성명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채널을 통해 다뤄진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북한에 관해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탄핵과 시리아 철군 문제 등 산적한 대내외 현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당장은 북한문제에 주력할 수는 없겠지만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으며 공은 북한측에 있다”면서도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에 미국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조속한 미북실무 협상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대사는 VOA에 “미국이 스톡홀름 협상 결렬 후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은 여전히 실무협상 대신 정상회담에 더 관심이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처럼 선뜻 김정은과의 만남을 성사시킬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 조야가 충분한 준비 없이 열린 하노이 정상회담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 국면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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