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강제집행면탈, 범인도피, 업무방해 등 혐의 추가...사실상 빠져나갈 구멍 없다
영장전담 신종열 판사는 조권과 공모한 채용비리 브로커 2명 ‘구속’ 이력
‘꾀병 의혹’ 조권, 목깁스에 휠체어타고 법원 출석...병원 측 소견서 “수술할 정도 아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 씨가 휠체어를 타고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권(52)씨의 영장실질심사가 31일 열렸다. 웅동학원 불법 소송과 채용비리 혐의 등을 받는 조씨는 한 차례 검찰의 구속영장을 받았지만 지난 9일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의해 기각된 바 있다. 조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자정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법원에 따르면 신종열(47·사법연수원26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전 10시 30분 조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심리를 진행 중이다. 신 부장판사는 조씨의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지원자 부모들을 소개하고 금품을 전달한 브로커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는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배임, 강제집행면탈, 배임수재, 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조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조씨는 법인 사무국장 재직 중(2016~2017년) 교사 채용을 대가로 지원자 2명의 부모들에게서 총 2억 1천만원을 상납받고 채용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유출해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공사업체 고려시티개발을 운영하면서 허위공사를 통해 웅동학원으로부터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한 뒤 지난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52억원을 타낸 배임 혐의도 받는다. 현재 52억원의 채무금액은 연이자 24%로 100억원대에 달한다.

또한 검찰은 조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강제집행면탈과 범인도피, 업무방해 혐의를 영장에 추가 적시했는데 강제집행면탈은 조씨의 소송 후 웅동학원이 진 빚과 관련돼 있다. 조씨는 소송에서 얻은 채권을 아내에게 넘긴 뒤 2009년 이혼했다. 그리고 기술보증기금이 웅동학원의 128억원대 채무를 대신 갚으면서 조씨는 연대 채무를 지게 됐다. 그러나 20년 넘게 조씨를 포함 일가족은 이 채권을 인수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강제집행을 피해왔다. 검찰은 조씨가 위장이혼을 통해 캠코의 채권추심을 고의로 피한 것으로 보고 강제집행면탈을 새로 적용했다.

한편 법조계 안팎에서는 조씨의 건강상태가 구속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조씨의 1차 영장 심사를 진행한 명 부장판사는 조씨가 호소한 허리디스크 문제를 거론하며 기각사유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조씨가 구치소 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조씨를 강제구인해 구속심사에 세우려 했다. 조씨는 계속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구속심사를 포기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조권이 입원했던 부산의 한 병원이 검찰에 넘긴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디스크를 호소하던 조씨가 병원 안을 활보하는 장면이 나왔고, 또 병원 측이 쓴 소견서에는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오전 10시 12분쯤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했다. 목 깁스를 한 채 간호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온 모습이었다. 주변에 몰려든 취재진들의 “허위 소송을 인정하는가” “어떤 부분을 소명할 것인가” “건강 문제는 사실인가”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이동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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