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1호' 발표 하루 앞두고 박찬주 前대장 뺀 한국당...최고위원단 반대가 원인
'영입 1호' 발표 하루 앞두고 박찬주 前대장 뺀 한국당...최고위원단 반대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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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찬주 전 제2군작전사령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인재영입 1호' 인사 리스트에서 30일 박찬주 전 제2군작전사령관(예비역 육군대장)이 영입 예고 하루 만에 빠졌다. 앞서 이날 오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영입 반대 의사를 모아 황교안 대표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오는 31일 발표하는 '영입 1호' 인사 대상에서 박찬주 전 대장과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전 한국신문협회 부회장) 등 일부 인사를 제외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금이 간 것은 물론 당의 섣부른 결정으로 박 전 대장이 다시 한번 '모욕주기 식 여론몰이'의 희생양이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복수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장과 안병길 전 사장 영입 발표는 보류하기로 했다"며 "31일 박·안 두 사람을 제외한 7~8명의 영입 인사 발표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 전 대장에 대해 "완전히 배제는 아니다"며 "황 대표가 직접 공들여 영입한 인사고, 박 전 대장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희생양인 보수의 아이콘이지 않느냐"라며 "내일 발표는 안 하더라도 논의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공들여서 영입해놓고) 잘못된 여론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 미뤄서 발표하려 한다"며 "(영입 취소가 아니라) 발표가 지연된다고 봐야 한다"고도 했다. 인재영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게 아니라 '영입 1호'에서는 빠진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을 지난 5월 전국 순회 장외 대여(對與)투쟁 중 대전에서 만나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월30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조경태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앞서 조경태, 정미경, 김순례, 김광림, 신보라 등 한국당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박 사무총장을 만나 박 전 대장 영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중에서도 조경태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장이 영입 인사로 적합하냐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논의가 있었고, 5명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고 했다. 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 조문차 부산에 내려간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조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회의서도 분명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박 전 대장 영입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금시초문이었고 언론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 정도"라며 "우리 당 영입 1호는 청년이어야 한다고 본다. 영입 1호에 대한 상징성이 높으니 이런 부분을 좀 더 신경 써서 신중하게 영입작업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또 "한국당이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박 전 대장 영입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언론에 나온 그대로"라고 했다.

앞서 한국당은 1차 인재 영입 명단 10명을 발표하며 31일 환영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1차 영입대상엔 박 전 대장과 안 전 사장을 포함해 ▲이진숙 전 MBC 보도국장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현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플랜트 EPC BG장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장수영 정원에이스와이대표 ▲정범진 경희대 교수 등 9명이 이름을 올렸다.

박 전 대장에 대한 군 검찰의 수사가 현 정권의 군 길들이기 차원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한국당 최고위원들은 불법은 아니더라도 공관병 갑질 논란 발생 자체로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사이에서 '공천 가산점 방침' 등으로 불거진 지도부 내 소통 부족 논란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이날 한국당 지도부 비공개회의에서는 안병길 전 사장에 대한 영입 반대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안 전 사장은 배우자가 지난 지방선거 때 한국당 공천을 받아 부산 해운대구 광역의원에 출마했다. 당시 부산일보 사장이던 그는 배우자에 대한 홍보를 부탁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부산일보 노조에서 사퇴 요구를 하는 등 논란에 휘말렸다.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총괄 지휘한 박 전 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두달여 만인 2017년 친여(親與)단체 군인권센터의 '공관병 갑질 폭로'를 계기로 군검찰의 수사를 받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수사받기 위해 전역 요청을 했으나 묵살당하기까지 했다. 이후 공관병 갑질 논란 관련 직권남용 혐의는 '무혐의' 처분됐으나, 군검찰은 박 전 대장이 지인으로부터 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이 있다며 뇌물수수 혐의 별건 수사로 구속 기소(2017년 10월)하며 '포승줄에 묶인 육군 대장'을 연출했고 군사법원 재판을 강행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역하고 민간인 신분이 된 박 전 대장은 지난 4월말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한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개인적인 금전거래를 넘어서는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선고했고, 항소심 재판부도 "박 전 대장이 받은 향응이 직무와 관련해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이 부하 중령으로부터 '고향인 충남 금산에서 부모 모시며 군 생활을 마무리하게 해달라'는 보직 청탁을 받고 들어준 혐의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간주돼 4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된 상황이며, 박 전 대장은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수사의 단초가 됐던 직권남용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른바 공관병 갑질 프레임에 대해, 박 전 대장은 이날 오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내가 공관병에게 부모가 자식 나무라는 수준 이상이 아니었고 많이 왜곡됐다"면서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군을 무력화하려는 음해 세력의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황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 전 대장은 갑질 논란 때문에 공정과 거리가 멀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보도된 내용들이 다 맞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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