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검찰의 조국 수사 비판하는 여권 민주연구원 보고서 경찰청 전 직원에게 일독 지시
한변 “민갑룡, 경찰조직 정치화...중립성과 공정성 상실했다”...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

우파 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관계자들./연합뉴스
우파 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관계자들./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경찰청 간부회의를 통해 검찰을 비판하는 여권 보고서를 경찰청 내 배포하게 지시한 것과 관련 우파 변호사 단체에 의해 검찰에 직권남용으로 고발됐다.

우파 성향 변호사 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29일 오후 3시쯤 민 청장을 국가공무원법·경찰공무원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 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소위 ‘검찰개혁’ 보고서 2건을 경찰청 전 직원에게 배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경찰조직을 정치화했다는 주장이다.

한변은 “경찰청장이 집권여당의 정책보고서를 개인의 자격이 아닌 청장의 지위에서 내부에 배포하고, 일독권유를 지시한 것은 경찰이 집권여당의 충견이며 정치경찰임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국가 기관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경찰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스스로 집권 여당의 하수인임을 자처하고 나섰다”며 “민 청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린 것은 심각한 법치 파괴 행동”이라고 부연했다.

민 청장이 주도하는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최근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검찰-법원 개혁 함께 추진할 제2사법개혁추진위원회 구성 논의 제안’과 ‘법률 개정 없이 가능한 검찰 개혁 방안 즉각 시행해야’는 보고서 2건을 경찰청 내 전직원에게 돌렸다. 이달 중순 간부회의에서 민 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하며 해당 보고서들을 언급한 후다. 전자는 조 전 장관 일가의 범죄 혐의를 파헤치는 검찰 수사를 ‘사냥식 수사’로 비난하면서 한국 사법 체계의 근본적 결함이 그 원인이라 주장한다. 후자는 검찰 조직의 권한과 축소는 법률 개정 없이도 ‘촛불 민심’에 의해 가능하다고 강변한다.

김태훈 한변 상임대표는 "민 청장이 특정 정당의 보고서를 경찰 조직에 배포해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경찰을 정치 조직화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 청장은 지난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보고서 배포 논란을 두고 “수사권 조정과 사법개혁, 경찰 수사 개혁과 관련해 지휘부나 관련 있는 책임자, 당사자라면 여러 자료로 공부하라고 하면서 (읽어보라고) 호소한 것”이라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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