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화웨이·ZTE 등 중국산 통신장비 전면 교체 지시
연방정부 예산으로 교체 비용 일체 지원
중국산 장비 구매 막는 기존 조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과 교류하는 동맹국들에도 같은 조치 요구할 가능성
중국 정부, "결연히 반대한다(resolutely opposed)" 강력 반발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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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장비 일체를 미국에서 퇴출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는 통신업체에 중국산 통신장비 전면 교체를 지시하고, 교체 비용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은 강력 반발하며 피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는 28일(현지 시각) 중국 화웨이와 ZTE를 미국 통신업체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통신장비들을 미국의 '안보 위협(national security risks)'으로 규정했다. 연방통신위원회는 내달 19일 위원회를 열어 교체 비용 등의 내용이 담긴 해당 안건에 관한 표결 처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지트 파이(Ajit Pai)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에서 “5G와 미국 안보와 관련해 우리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며 중국 정부가 배후에 있는 중국산 통신장비들을 미국 내에서 사용 허가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쓰는 통신 회사에 전면 교체 비용 일체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연방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미국 정부는 이미 미국 회사들이 화웨이와 ZTE 장비들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문턱을 높여 왔다. 화웨이의 경우 지난 5월 이후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상태다. 이번 연방통신위원회의 결정은 기존 중국산 장비까지 모두 뜯어내겠다는 것으로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그만큼 미국 정부가 중국산 장비들이 보안에 취약하고, 중국 정부의 목적에 맞게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업계에선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도 미국 정부가 유사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시카 로젠워셀(Rosenworcel) FCC 위원은 “미국의 통신망은 외국의 통신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며 “(여전히 중국산 장비를 쓰는) 해외 통신망의 약점에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교류하는 국가들이 중국산 통신장비를 사용할 경우 미국 정부가 추가적인 보안 조치 등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일련의 조치에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압박을 가하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resolutely opposed)”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 정부가 시장경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결국 미국 소비자들만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업계에 30년 동안 있으면서 화웨이는 진출한 170개 국가 어느 곳에서도 보안 관련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ZTE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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