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지역구 일산..."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종합판"
황교안, 여러 후보지 중 일산 방문 결정...오는 4일 일산 찾아 지역 고충 들을 예정
한국당 부동산 전문가 김현아도 동행..."황 대표, 자유로운 일문일답 시간 갖을 것"
"3기 신도시 철회와 광역교통 체계 완비 외로 1기 신도시 활성화 정책 구체화할 계획"
내년 총선 수도권 주요 격전지로 부상하는 일산...여권 싹쓸이한 일산에 지각 변동 오나?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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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공략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민부론(民富論)’을 내놓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부동산 정책 관련 첫 현장방문지로 일산을 결정했다. 고양시 일산은 지자체장부터 지역구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여권 인사들이 둥지를 튼 지역이다. 하지만 모든 지지를 현 정권에 몰아주고도 냉대를 받고 있는 일산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종합판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당이 이를 적극 공략하기로 하면서 벌써부터 일산이 내년 총선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한국당 측 관계자에 따르면 황 대표는 오는 11월 4일 오후 일산을 찾아 부동산 정책 관련 현장방문에 나선다. 한국당 측 관계자는 “여러 수도권 지역들을 추천했는데 황 대표가 직접 일산을 골랐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가장 신음하고 있는 일산을 찾아 직접 민심을 듣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 내부에선 김현아 의원이 부동산 정책 전문가로 황 대표에게 수시로 직보(直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황 대표의 일산 방문에도 김 의원이 동행한다.

일산은 그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쏟아질 때마다 직격탄을 맞아온 지역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직후 일산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2015년 무렵부터 완만히 상승하던 일산 아파트값은 이후 서울과 분당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중에도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아파트값이 고꾸라져 현재까지도 하락세인 상황이다. 일산 주민들은 집을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이 적었는데 ‘3기 신도시’ 발표로 매매와 전세 수요까지 얼어붙었다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일산 후곡마을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3기 신도시’ 발표 전후로 전세가 안 나가서 몇 달간 빈집 상태였던 곳이 꽤 있었다”면서 현재는 선호 입지에 따라 전세 매물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산과 수요를 나눠 갖는 김포신도시가 있는 데다가 예정된 서북부 지역의 아파트 공급 물량도 상당한 상황에서 정부가 그린벨트까지 훼손하며 ‘3기 신도시’를 발표한 것은 큰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일산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종합판”이라면서 “서울과 수도권 인근 신도시에서 거의 유일하게 일산만 집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권에 표를 몰아줬던 일산 주민들은 재산상 손실로 거주 이전의 자유까지 침해를 받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고양정)에게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최성 전 고양시장도 부족해 이재준 현 고양시장까지 일산의 발전을 정체시키고 있다면서 각종 항의성 민원을 넣고 있는 것에 대해 고양시와 고양시의회는 주민들에게 폭언과 함께 청사 출입문 셔터까지 내렸다. 김 장관은 ‘3기 신도시’ 조속 추진을 밀어붙이면서 오는 31일 1·2기 신도시 교통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출처: YTN 캡처
출처: YTN 캡처

김 장관을 상대로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끊임없이 비판해온 김현아 의원은 “일산 주민들의 청원을 수시로 받고 있다”면서 “1·2기 신도시에 대한 교통대책 등이 우선적으로 실현된 뒤에 3기 신도시를 추진했어야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신도시 건설은 결국 서울 아파트값을 잡겠다는 것인데 문재인 정부는 서울 아파트값 잡기에도 실패했고, 대체입지일 수 없는 경기도에 무턱대고 아파트만 지으려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3기 신도시’ 철회와 광역교통 체계 완비 외로 1기 신도시 활성화 정책을 구체화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오는 11월 4일 일산 대화역 인근 천막집회 현장 등을 찾아 주민들의 고충을 듣는다. 3기 신도시 반대를 위해 결성된 '일산연합회' 소속 주민들이 6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한국당이 기존의 고루한 소통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일문일답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일산이 내년 총선에서 주요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목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외로 유은혜 교육부 장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유력 여권 인사들이 일산을 포함한 고양시 여러 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지자체장과 지역 의회도 민주당이 싹쓸이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이 교통대책 마련과 기업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3기 신도시’ 건설을 강행하자 주민들은 ‘지역 홀대론’까지 거론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성난 지역 민심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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