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대통령 직접 겨냥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 넘어섰다"
2013년, 박정희·박근혜 대통령을 '귀태', '귀태의 후손'이라 망언
저주 가득 찬 혐오 표현으로 대변인직 사퇴...손가락질 할 자격 있나?
표창원의 박근혜 대통령 나체 묘사 전시도 합리화..."장소만 제공한 것"
한국당, 애니메이션 풍자 시리즈 계속 할 방침...황교안 "동화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이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가 제작한 문재인 대통령 풍자 영상에 발끈하고 나섰다. 보수 유튜버도 아닌 공당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해 금도를 넘은 풍자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의원은 지난 2013년 박정희, 박근혜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귀태(鬼胎)’라는 극언을 한 장본인이어서 안데르센 동화에 빗댄 이번 풍자 영상에 과연 손가락질 할 자격이 있느냔 비판이 나온다.

홍 의원은 2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 대통령 풍자 영상을 맹비난했다. 그는 “차마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면서 해당 영상의 주요 발언들에 대해 “일간베스트라고 해서 거의 극우적인 게시판이 있는데 거기서 쓰는 용어들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고 낙인을 찍기도 했다.

특히 홍 의원은 공당인 한국당이 현직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영상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문재앙이라는 표현, 또 대통령을 (가리켜) 멍청이가 임금님으로 앉아 있으니까 나라가 망했다든지 하는 이런 표현들은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게 표현의 자유라고 얘기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공당으로서 스스로가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한국당이 당 차원에서 저지른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다면서 거듭 풍자 영상을 비난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지난 2013년 7월 12일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았을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한데 비난하는 과정에서 '귀태(鬼胎)'란 극언을 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당시 브리핑에서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언급했다. '귀태'는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을 뜻하는 단어다. 박정희 대통령을 ‘귀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이라며 저주에 찬 발언을 한 홍 의원은 이튿날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출처: SNS 캡처 및 연합뉴스

홍 의원은 지난 2017년 1월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주선한 ‘곧,BYE!展(곧바이전)’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탄핵정국 당시 이 전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약에 취한 듯한 나체의 여성으로 묘사한 그림이 걸려 파문이 상당했다. 홍 의원은 “야당 의원이 소개만 했고, 그건 개인의 작품이었다”면서 “우리 당 차원에서 개입한 작품이 아니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홍 의원의 이날 발언과 달리 민주당은 윤리심판원을 열어 표 의원을 징계했다.

한편 한국당은 ‘벌거벗은 임금님’과 같은 애니메이션 풍자 시리즈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8일 “잘 알려진 전래동화를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느냐”고 일축하며 풍자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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