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서 또 '야당 탓'..."한국당, 공수처가 '게슈타포 親文홍위병-親文은폐처-反文보복처-좌파독재처'라고 선동"
文정권이 자초한 '경제폭망'도 한국당 탓?..."한국경제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야당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공수처가 설치되면 검찰 특권 해체되고 검사도 죄 지으면 처벌받는 세상 돼...국민 명령 받들어 검찰개혁 완수할 것"
조국 청문회 관련해선..."신상 털려나가는 이런 非인간·非인격적·非인권적 청문회는 더 안 된다고 생각한다"
野, 일제히 비판하고 나서...나경원 "안보-경제 어려운 상황을 野탓으로 돌린 것은 與다운 모습 아니었다. 안타깝고 실망"
오신환 "성찰-반성 없이 남 탓만 가득한 연설...최소한 조국 사태에 관해 사과 한 마디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이언주 "이게 집권당의 대표연설 수준인가? 어디 학생 웅변대회 하나? 한심함 넘어 분노가 일어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서초동과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대해 "법 앞에 평등한 나라를 만들자는 제2차 촛불혁명"이라는 궤변을 늘어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마당에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대놓고 '법'과 '평등'을 운운하며 이른바 '대깨문'들의 시위를 사실상 부추긴 것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대한민국에 마지막 남은 권력기관 가운데 하나인 검찰의 개혁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통해 비대한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민주적 견제와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향해선 "공수처가 '게슈타포, 친문(親文) 홍위병, 친문 은폐처, 반문(反文) 보복처, 장기집권 사령부, 좌파 독재처'라고 선동한다"면서 "그러나 공수처는 '공정수사처'이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검찰특권이 해체된다"고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권을 경찰에 되돌려서 과도한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겠다"며 "검경간에도 수사권 조정을 통해 민주적 견제와 균형을 이루겠다"고 했다.

또 "지난 20년 동안 자유한국당은 야당일 때도 여당일 때도 공수처 설치를 주장해 왔는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오직 한국당만 검찰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검찰 특권이 해체되고 검사도 죄를 지으면 처벌받는 세상이 된다. 민주당은 이번만큼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반드시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의 공수처는 '공정수사처'라는 주장과 달리 많은 전문가들은 공수처 설치는 '좌파 독재'를 꿈꾸는 현 집권 세력의 헛된 망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비판의 골자는 공수처장의 임명권을 대통령이 가진다는 조항이다. 현행 헌법에서도 대통령이 대법원장 임명권,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 공수처 신설은 시대에 역행하는 '신(新) 적폐'라는 것이다.

아울러 일정한 직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를 수사의 대상으로 하고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가지는 공수처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데, 문재인 정권이 좌파 정권 연장을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여권 내부에서조차 흘러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민주당이 크게 손해 보더라도 좀 더 발전한 선거제도를 만들기로 결단했다"며 "6개월 전 패스트트랙 공조에 임했던 우리당의 의지는 여전히 한결같다"고 했다.

이어 "선거법과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반드시 합의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의 결단 이전에 그러한 노력 또한 소중하다"면서도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국회의원을 전부 소선거구제로 선출하자는 자유한국당의 무책임한 당론은 이제 철회되어야 한다. 지역주의와 기득권에 집착한다는 의혹도 이 기회에 불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28.5%에 불과하다. 역대 최저의 참담한 수준"이라며 "더 이상 식물국회, 일하지 않는 국회라는 오명을 써서는 안 된다"며 신속처리안건의 처리 기간 대폭 단축과 법사위의 월권 제한, 국회의원의 회의 불출석 방지와 정당의 보이콧에 대한 벌칙 조항 신설 등을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조국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선 "인사청문회 제도도 전면 혁신할 때가 되었다"며 "인사청문회를 정책과 능력 검증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비공개 사전검증과 공개 정책검증의 두 단계로 나눠 청문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또한 "많은 국민들은 후보는 실종된 채 가족 청문회가 되고 정책과 능력 검증은 사라진 채 수많은 의혹이 부풀려지고 신상이 털려나가는 이런 비(非)인간·비인격적·비인권적 청문회는 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들이 야당 시절 자행했던 수많은 비인간·비인격적·비인권적 가족 청문회는 완전히 잊은 듯한 전형적인 '내로남불' 주장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들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세계적 경제 하방'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탓'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지금까지 우리 국회는 세계적 경제 하방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편성한 긴급 추경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무려 100일 동안 국회에 묶여 있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소재부품장비산업 특별법을 비롯한 관련 법안 역시 아직도 국회에 있다"면서 "내년부터 확대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도 마찬가지다. 탄력근로제 확대 등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지만, 국회는 아직도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데이터 산업 육성도 국회에 발목 잡혀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법안 통과 등에) 요지부동이었다. 긴급한 경제 현안을 상임위원회에 묶어두고 '오직 조국'만 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국회리스크', '야당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야당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긴급한 경제 혈맥 뚫기에 나서왔다. 다행히 최근 들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조짐이 완연해지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속적 복지 정책도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은 이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내용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대표의 말씀을 최대한 존중하고 싶었지만, 국민 마음과 멀었다"며 "특히 현재 모든 안보,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야당 탓으로 돌린 것은 여당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성찰과 반성은 없이 남 탓만 가득한 연설이었다"며 "민주당은 '조국 사수대' 노릇을 하면서 국민 분열과 국회 희화화에 앞장섰다. 최소한 조국 사태에 관해 사과 한 마디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이 조국 사태를 덮기위해 공수처를 앞세우는 바람에 검찰개혁 논의가 뒤죽박죽이 된 것이다. 한국당 탓만 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라며 "경제 문제와 입시 문제 또한 집권당으로서 아무런 책임감도 없이 마치 남의 일 얘기하듯 청와대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는데 몹시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게 집권당의 대표연설 수준입니까? 어디 학생 웅변대회 합니까? 아니면 학생운동할 때 외치던 수준을 반복하는 겁니까?"라며 "나라의 외교안보, 경제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데 이런 수준의 집권당 대표 연설을 듣고 나니 한심함을 넘어 분노가 일어난다"고 개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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