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스틸웰 "韓에 GSOMIA 파기 재검토 요구할 생각" 국방부 슈라이버 "韓 결정 재고하길"
내달 5일 訪韓 예정 스틸웰 "GSOMIA 한미일 3국에 유익...TISA로 신속한 정보공유 안된다"
스틸웰 차관보, "北 SLBM, 단거리 탄도미사일과는 '또 다른 위협'" 상기시키기도

사진=일본 NHK 홈페이지 보도 캡처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고위관리가 거의 동시에 한국 문재인 정부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번복을 촉구하는 언급을 내놨다. 미 국무부의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26일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할 생각을 나타냈고, 미 국방부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그 전날(25일)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번복을 직접적으로 촉구했다.

26일 밤 NHK 보도에 따르면 방일 중인 스틸웰 차관보는 당일 도쿄 내에서 기자단 취재에 응하면서, 미국에선 중개역을 떠맡지 않겠다면서도 "한일이 창조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길 강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는 한미일 3개국에게 있어 유익하다"면서 "실효(失效·효력 상실)를 피하기 위해 한국에 파기 결정 재검토를 요구할 생각"을 표했다고 NHK는 전했다.

그는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2014년 체결된 한·미·일 방위기밀정보공유 각서(TISA)에 근거해 군사정보를 계속 공유할 수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주장에 대해선 "(그것은) 유효하지 않다. 정보 공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일축한 것으로도 28일 전해졌다.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가 지난 5월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가 지난 5월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도 25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10월부터 임기 시작)이 취임 첫날 강조한 것이 미국·일본·한국의 3각 협력"이라며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국무부 차관보가 한목소리로 한국에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한 것이다.

지소미아는 파기 결정을 뒤집지 않을 경우 오는 11월23일 종료돼 효력을 상실한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달 27일까지 일본에 머물고 미얀마(27~30일)를 방문한 뒤 말레이시아로 넘어갔다가 내달 1일 태국을 찾는다. 그는 방콕에서 나흘간 머물었다가 내달 5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후 내달 7일에는 중국을 방문한다.

한편 스틸웰 차관보는 26일 일측 기자들에게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해 "또 다른 위협"이라고 말해 단거리탄도미사일과는 질적으로 다른 위협으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인식을 표했다고 NHK는 주목했다.

그는 북한이 미북간 실무협의에서 '미국이 양보를 요구해 결렬됐다'는 주장을 한 데 대해서는 "북한이 한가지 해 온 것은 '으름장'이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건 그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를 두고 북측과 계속적으로 대화하겠다는 바람을 표한 것이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