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끝없는 계파싸움으로 개혁 실패했다"며 孫대표 사퇴도 촉구
지난 5월 최고위원 지명돼 당권파 분류됐으나 탈당...당 원심력 커져
"제3지대 인사들과 의견 나눌 것...유승민 쪽 신당 동참할 생각 없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월27일 탈당을 선언했다.(사진=문병호 전 의원 페이스북 영상 캡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지명한 문병호 최고위원이 27일 "바른미래당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당이 결국은 되지 못했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이날 탈당선언문에서 "바른미래당은 통합하지 못하고 끝없는 계파싸움만 되풀이하며 갈등·대립하면서 개혁에 실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최고위원은 인천 부평갑을 기반으로 17·19대 국회의원과 국민의당(바른미래당 전신) 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다. 바른정당계 선출직 최고위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던 손학규 대표가 지난 5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그를 임명했었다.

하지만 5달여 지난 현재 당권파와 비(非)당권파 간 상호 비방과 고소·고발전까지 치달은 가운데 당권파인 문 최고위원도 탈당으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당 지도부 존립 명분이 한층 흔들리는 모양새다.

문 최고위원은 선언문에서 "바른미래당은 작은 기득권에만 집착하고 연연해 자강하지도 못했고 원칙과 기준 없이 이리저리 휩쓸렸다"고 짖거했다. 그는 "2015년 12월 제1야당인 민주당을 탈당하고 차가운 황야로 과감히 뛰쳐나왔을 때의 결연한 각오와 결의를 갖고서 또다시 도전과 모험의 길에 나서겠다"며 "바른미래당을 떠나 더 크고 담대한 통합과 개혁의 길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신당 창당이나 합류를 염두에 둔 듯 문 최고위원은 이른바 거대양당 비판 논리도 대차 꺼내들었다. 그는 "조국 사태로 문재인 정권 역시 특권과 반칙에 찌든 낡은 세력에 지나지 않음이 드러났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촛불 요구를 무시하고 특권과 반칙의 화신이 됐다"며 "자유한국당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덕분에 부활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탈당 선언문에서 손 대표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문 최고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의 변화를 위해서는 당 대표의 교체, 즉 손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 손 대표 체제에 대한 검증은 이미 끝났다"며 "제 탈당이 손 대표를 향해 그만 내려오시라는 압박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손학규·안철수 연대'를 통해 개혁으로 치고 나가면 내년 총선을 해볼 만 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이 분열되고 분당 위기까지 놓였다"며 "바른미래당으로는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 탈당 후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박형준 교수, 유성엽 의원, 정태근 전 의원 등 제3지대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길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없이 유승민 의원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변혁'이나 신당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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