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北선전매체들, 김정은 14개월 만에 다시 찾은 묘향산의료기구공장 현지지도 보도
金 "중앙위 일군들 내가 직접 현지 나오지 않으면 안되게끔 일 무책임하게 하고 앉았다"
작년 8월 시찰때도 "매우 실망" 질책, "공장 현대화 내가 직접 맡겠다"더니 이제와 일꾼탓
北당원들 자아비판용 문구로 쓰이던 "심각히 비판", 김정은 '남 탓'에 쓰이는 빈도 늘어

북한 전체주의 3대 독재자 김정은의 최근 묘향산의료기구공장 현지지도 사진.(사진=조선중앙통신)

최근 북한 전체주의 3대(代) 독재자 김정은이 금강산관광시설 현장시찰 과정에서 "선임자들"을 "심각히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 지 나흘 만인 27일, 이번에는 의료기구공장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을 "심각히 비판"했다는 북측 관영선전매체들의 보도가 나왔다.

북한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위시한 통일의메아리·려명 등 선전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 는 제목의 보도를 내 김정은에 '전능(全能)'하다는 인식을 주입하려 나섰다.

북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해 8월21일 이후 14개월여만에 다시 개건(改建·고쳐 지음) 작업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 현지지도에 나섰다. 이번 시찰에는 김여정·조용원 노동당 제1부부장과 리정남·홍영성·현송월·장성호 등 당 간부,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 

북한 선전매체 동향 추적 사이트에서 제공한 3대 독재자 김정은의 최근 묘향산의료기구공장 현지지도 사진

로동신문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라고 지칭한 김정은의 말을 전했다. 김정은은 "건설자들의 기능이 낮아 오작, 반복시공으로 귀중한 자재를 초과소비하고 시간도 랑비(낭비)하면서 한것마저 응당한 수준에서 하지 못하였다"면서 "개건현대화상무에 동원된 당중앙위원회 일군들과 설계일군들이 제때에 당중앙에 보고하고 마감공사를 질적으로 할수 있도록 기능공들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겠는데 가만히 앉아 구경이나 하였다"고, "어째서 기능공로력을 추가동원시키는 문제까지 자신께서(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료해(파악)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되게끔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있는가"라고 '엄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로동신문은 또 김정은이 "당에서는 지금 우리가 건설하는 모든 건축물들을 로동당시대를 대표하는 표준건축물들로, 먼 후날에 가서도 손색이 없게 건설물의 질을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할데 대하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있다"며 "특히 이 공장은 의료부문의 본보기단위로 정하고 당에서 품들여 꾸리고있는 공장인데 일군들이 이런 당의 의도에 맞지 않게 건설사업을 만성적으로, 실무적으로 대하고있다"고, "당중앙위원회 일군들이 자신과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건설기능이 높은 부대를 시급히 파견하여주겠으니 그들과 함께 시공과정에 나타난 부족점들을 바로잡고 공장을 년말(연말)까지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공장, 구실을 바로하는 공장으로 훌륭하게 완공"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렸다.

김정은은 지난해 8월에도 개건 작업 중인 묘향산의료기구 공장에 방문했을 당시 "당 제7차대회이후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비롯한 령도업적단위들을 개건현대화하여 본보기단위로 꾸릴데 대하여 당에서는 이미 여러차례의 방침을 내려보냈는데 오늘 이렇게 와서 보니 공장의 문턱부터 시작하여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 개건현대화진행중인 공장이 맞긴 맞는지"라며 "당에서 경종을 울린지 벌써 2년이 되여오는데 도대체 무엇을 개건하고 현대화하였는지 알수 없다", "매우 우려스럽고 실망하지 않을수 없다"고 담당자들을 질책한 바 있다.

아울러 조선로동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과학교육부를 등을 거론하며 "중앙당 부서들부터가 당의 방침집행에 대한 관점과 자세가 틀려먹었다고,공장에 대한 당적지도,정책적지도를 바로하지 못하고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은 전했었다. 하지만 북측 선전매체들의 전언대로면 이때 김정은은 "이 공장의 개건현대화사업은 내가 직접 맡겠다"면서 과업의 방향성을 제시해놓고, '직접 맡겠다'던 사업 현장을 14개월여 만에 찾아와 당 간부를 꾸짖은 것이다.

북측 매체들은 이번 현장시찰에서 김정은에 대해 "공장에서 생산한 의료기구시제품들을 하나하나 동작시켜보시면서 성능들을 세심히 료해하시였다"고 선전했다.

예컨대 "진찰침대와 치과종합치료기에 친히 앉아보시고 해면이 좀 딱딱하고 굳은감이 난다", "특히 환자들이 치과치료를 받을 때에는 오랜 시간 머리를 뒤로 젖히고 앉아있게 되는것만큼 머리판을 부드럽게 잘 만들어주어야 한다", "환자운반밀차인 경우 측면보호틀이 약간 건들거리는것을 비롯하여 정밀도에서 아직 높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점이 있다", "의료기구들을 깐깐히 작동시켜보고 부족점들을 모두 퇴치하여야 한다", "우리가 만드는 의료기구들은 불수강이나 알루미니움을 비롯한 금속재료들을 많이 쓰고 금속부분에 도장하는 방법으로 마감을 하고있는데 이것은 오래전에 하던 낡은 방법이다", "골격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지로 만들어야 한다", 의료기구제작에서 프레스화하고 수지제품의 비중을 늘여야 한다", "일부 건물들의 외부벽체타일면의 평탄도가 잘 보장되지 않고 이음줄도 맞지 않는다. 어떤 부분은 미장면도 고르롭지 못하다. 마감공사를 섬세하게 하지 못하였다"고 일일이 지적하고 조언했다는 것으로 북측 주민들에게 김정은은 전능하다는 인식을 심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선전매체 동향 추적 사이트에서 제공한 3대 독재자 김정은의 최근 금강산 관광시설 현지지도 관련 사진

한편 김정은발(發) "심각한 비판" 전언은 지난 23일 로동신문 등이 김정은의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를 보도하면서 눈길을 끈 바 있다. 김정은이 사실상 각각 선대 독재자이자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김정일을 겨눠 "손쉽게 관광지나 내여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여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였다"고 탓한 것을 두고 "심각히 비판하시였다"는 표현이 쓰였기 때문이다.

다만 북측 선전매체들이 전하는 김정은의 "심각한 비판"은 금강산 현지지도 이전에도 등장한 문구다. 북측 선전매체들의 동향에 따르면 '심각한 비판' 자체는 통상 북측 간부나 당원들이 '자아비판'을 하는 것을 가리켜 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달여 전부터 김정은의 질책을 가리키는 표현으로서 등장하는 사례가 늘었다.

지난 6월4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하루 전(3일)  5월1일경기장에서 대(大)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식에 참석해 관람한 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성원들을 부르시여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시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기풍,무책임한 일본새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하시였다"고 전했다. 같은달 1일에는 로동신문이 김정은의 '배움의 천리길학생소년궁전'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하며 김정은이 "체육관 샤와장에 물이 나오지 않고 수도꼭지가 떨어져나갔는데도 그대로 내버려두고있고 조명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소조실들이 어두워 아이들이 눈이 아플것 같은데 전혀 관심하지 않고있는 일군들의 일본새가 정말 틀려먹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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